간장계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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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의 병문안은 신중하게

내가 아픈 모양이다.정확히 어디가 아픈지는 모르겠으나 가족들의 심각한 표정을 봐서는 시한부쯤 되는 모양이다.다소 충격적이긴 했지만, 세상에는 이보다 놀라운 일이 차고 넘쳤다.예를 들어. 1. 이곳은 내가 전생에 읽었던 소설 속 세계이고 우리 가족은 몇 년 안에 폭군에게 몰살당할 예정이다.2. (중요) 나는 지금 우리 가족을 몰살할 예정인 미친 황자와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이다.같은 것들 말이다.아무튼 나는 우리 가족의 비극적인 운명을 바꿔보기로 했다.'내가 여기서 황자와 같이 입원하는 동안에 어떻게든 미래를 바꿔보는 거야!'그래서 나는 병문안을 핑계로 하루도 빠짐없이 그의 병실을 찾아가 그를 감시했다.제2황자 데미안. 비록 지금은 비리비리해 보이는 병약 미소년에 불과하나 앞으로 몇 년 안에 저 녀석은 제국에 피바람을 불고 올 무시무시한…."클로이, 나랑 조금 더 같이 있어 주면 안 돼?"무시무시한… 녀석이었는데, 왜 자꾸 내 눈에는 상처받은 얼굴의 처량한 댕댕이만 보이는 거지?***내가 퇴원한 후 몇 년이 지났다.내가 떠나던 날, 나는 마탑의 마법사들에게 마력 부작용으로 곧 돌아버릴 황자 녀석을 잘 고쳐놓으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찾았다, 클로이.”하지만 그가 다시 나타난 것은 내가 기억하던 원작보다 훨씬 빨랐다."그런데 나 마탑에서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 너와 황실 사이에 약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는.""예? 그걸 어떻게…."“그 얘기를 듣으니 이 망할 황궁에 돌아오지 않을 수가 없잖아.”그의 상태는 어쩐지 내가 기억하던 것보다 훨씬 위험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