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으로 구성된 4구역의 ‘레오포드 팀’ 백의진은 그들을 이끄는 팀장이자 11년 차 치유계 에스퍼였다. 어느 날, 같은 팀 가이드와 함께 사고를 겪기 전까지는. A급 에스퍼와 A급 가이드의 능력이 소실된 전대미문의 사건. 충격적인 상황에 4구역은 발칵 뒤집혔지만, 백의진은 은퇴 후 쉴 생각에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최란 누나가요, 능력이 돌아왔대요. 그런데 치유력이에요! 팀장님이랑 똑같은 치유계 이능력!! 평온한 백수 생활을 꿈꾸던 백의진은, 난데없이 가이드로 재발현하게 된다. 그것도 함께 능력이 소실되었던 가이드와 서로 능력이 뒤바뀐 채…! 좌절하던 것도 잠시, 에스퍼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편한 ‘내근직’ 가이드에 완벽히 적응해간다. 어쩌면 백의진은 이대로 평탄한 내근직 라이프를 만끽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권수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 “그렇게 내근직이 좋아요?” “고정적으로 나오는 월급에 안전한 근무 환경, 정해진 근무 시간까지, 비교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긴 하네.” 조건을 듣던 남자는 의외로 빠르게 수긍했다. 너무나 순순한 반응에 오히려 불안함이 끼쳤다. 아니나 다를까, 권수호는 생각지도 못한 답을 내놨다. “여기서 일하는 게 힘들면 되겠구나.” “네?” 몸을 일으켜 세운 남자는 대뜸 제 머리를 엉망으로 헝클고 손등 뼈로 입술을 세게 짓눌렀다. 살덩어리는 금세 붉어지고 도톰하게 부풀어 올랐다. 엄지로 입술을 눌러본 권수호는 흡족해했다. 목을 덮은 터틀넥이 내심 아쉬운 듯 까만 옷감을 길게 잡아당겼다. “옷을 잘못 입고 왔네. 셔츠였으면 단추 좀 몇 개 뜯어냈을 텐데.”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백의진 씨 곤란하게 만들 준비.” 정신 나간 짓거리를 벌이는 남자는 누가 봐도 흐트러진 차림새였다. 꼭 격렬한 키스라도 나눈 것처럼 보였다. 의도가 확실한 권수호가 긴 다리를 성큼 옮겼다. 말릴 새도 없이 가이딩실 문 앞까지 도달했다. “아, 안 돼. 잠깐만!” 안타까운 탄식에도 불구하고, 문고리는 덜컥 돌아갔다. 바깥의 생생한 소음이 안으로 밀려들어 온다. 권수호는 보란 듯이 문밖으로 나가서 백의진을 바라봤다. “오늘 너무 좋았어요. 가이드님.” 은근한 눈인사를 끝으로 문이 닫혔다. 가이딩실은 순식간에 고요가 찾아왔다. 의진은 벙찐 채 중얼거렸다. “저 미친 새끼.” 그의 걱정대로 소문은 삽시간에 번졌다.
#입덕부정공 #황태자공 #황족수 #개과천선수 #시한부수 #공한정다정수 세실 아드리안. 그의 짧은 생은 차디찬 감옥 속에서 끝이 났다. 〈나의 불쌍한 아이에게 천 일의 시간을 주도록 하지.〉 세실의 비극적인 삶을 가엾게 여긴 가이아 여신이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베풀었다. 세실은 비밀을 간직한 채, 다시 알렉시스를 마주하는데. “적당히 기어올라. 내가 널 어디까지 봐줘야 하지? 옆에서 얼쩡거리는 걸로는 부족해?”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수없이 노력하지만, 알렉시스의 마음속에 깊이 박힌 증오와 불신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이미 예상했다. 세실은 거듭된 적대감에 상처받으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알렉시스를 돕는다. 마침 미래에 벌어질 일은 훤히 꿰고 있었다. 〈비밀을 누설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젠장, 그래도 이렇게 아플 거란 말은 없었잖아요. 세실은 모든 과오를 청산하고,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언변 좋고 일머리도 좋은 비서실장 김희원. 까다롭기로 유명한 권영제 전무의 수족으로 지낸 지가 벌써 6년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 힘든 일을 하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김희원은 답한다. 알고 보니 비서가 천직이었다고. “김 비서 나이가 몇인 줄 알아?” “…….” “서른한 살 먹은 남자가 오메가로 발현했다는 소릴 나보고 지금 믿으라고?” 그런데 오메가로 발현하고 말았다. 심각한 오메가 노이로제를 가진 권영제는 당연히 분개하는데. “전무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책임감 없는 사람인 줄 몰랐네.” “같이 일하기 어렵다는 건 전무님께서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 희원은 절차대로 퇴직했고 꿀맛 같은 백수 라이프를 즐긴다. 반면 권영제의 일상은 김 비서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결국 콧대 높은 권 전무의 삼고초려가 시작된다. 요구 조건은 단 하나. 다시 복직할 것! “만에 하나 전무님이나 저나 누구 하나 발정기라도 오면 어쩝니까?” “너랑 나랑 사고 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전적이 있는데요.” 과연 권 전무와 김 비서는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히든키워드있공 #은근히유혹공 #에스퍼공 #에스퍼수 #힘숨찐수 #자기잘난거잘알수 #잘생뿜수 #약피폐요소주의 #비중많지않은이물질들주의“팀장님… 저한테 관심 있어요?”“왜 그렇게 생각하는데?”“왜 자꾸 만지고 그러지? 심란하게.”남들과 다르게 두 가지 이능력이 발현된 차은석. 실험체가 될까 두려워 A급 정신계 이능력을 숨기고 C급 염력계 에스퍼로 살던 중 우연한 계기로 감추고 있던 이능력을 들켜 특수 1팀 팀장인 S급 에스퍼 문승원의 눈에 띄게 된다. 그에게 훈련을 받으며 무심하게 자신을 챙기는 승원이 점점 신경 쓰이는 은석. 정신계 능력을 이용하여 가이딩도 스스로 해결해오던 은석은 승원이 가이딩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술김에 암시를 통해 파장 조절을 도와주겠다고 하는데….[외전 2]여전히 찰싹 붙어서 서로 떨어질 줄 모르는 문승원과 차은석. 하지만 평화로운 것도 잠시, 서울 한복판에 게이트가 열린다. 게이트를 없애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던 에스퍼들은 환각 등과 같은 정신 이상 후유증을 겪는다. 차은석의 정신계 능력으로도 그들을 고칠 수 없는 상황에서 특수 1팀 팀장 문승원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데[미리보기]발목에 채워진 족쇄가 벗겨지고, 수갑이 철컹거리며 풀렸다. 묵직한 금속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눈을 가린 안대만 남았을 때, 은석은 저도 모르게 긴장이 돼 마른침을 꿀떡 삼켰다.승원의 왼손이 목덜미를 단단히 감쌌고, 긴 손가락이 파고들며 갈색 머리카락을 헤쳤다. 묶여 있던 끈이 풀어졌다.“걱정 말고 봐도 됩니다.”승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이 아래로 미끄러졌다.몸에 닿아 있던 구속구가 모두 사라지자, 마치 혈이 뚫리듯 막혀 있던 에너지가 은석의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 갔다.그 짜릿한 기분에 주먹이 꽉 쥐어졌다.오랫동안 안대로 가려졌던 탓에 금방 눈을 뜨긴 힘들었다. 시간을 들여 눈을 깜박이고 차츰 빛에 익숙해지자 그제야 눈앞의 얼굴이 보였다.긴 속눈썹이 촘촘하게 드리워진, 까맣고 깊은 눈동자가 차은석을 마주 바라봤다.“…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낯설면서 익숙한 이는 아름답게 웃었다.
#히든키워드있공 #은근히유혹공 #에스퍼공 #에스퍼수 #힘숨찐수 #자기잘난거잘알수 #잘생뿜수 #약피폐요소주의 #비중많지않은이물질들주의“팀장님… 저한테 관심 있어요?”“왜 그렇게 생각하는데?”“왜 자꾸 만지고 그러지? 심란하게.”남들과 다르게 두 가지 이능력이 발현된 차은석. 실험체가 될까 두려워 A급 정신계 이능력을 숨기고 C급 염력계 에스퍼로 살던 중 우연한 계기로 감추고 있던 이능력을 들켜 특수 1팀 팀장인 S급 에스퍼 문승원의 눈에 띄게 된다. 그에게 훈련을 받으며 무심하게 자신을 챙기는 승원이 점점 신경 쓰이는 은석. 정신계 능력을 이용하여 가이딩도 스스로 해결해오던 은석은 승원이 가이딩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술김에 암시를 통해 파장 조절을 도와주겠다고 하는데….[외전 2]여전히 찰싹 붙어서 서로 떨어질 줄 모르는 문승원과 차은석. 하지만 평화로운 것도 잠시, 서울 한복판에 게이트가 열린다. 게이트를 없애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던 에스퍼들은 환각 등과 같은 정신 이상 후유증을 겪는다. 차은석의 정신계 능력으로도 그들을 고칠 수 없는 상황에서 특수 1팀 팀장 문승원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데[미리보기]발목에 채워진 족쇄가 벗겨지고, 수갑이 철컹거리며 풀렸다. 묵직한 금속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눈을 가린 안대만 남았을 때, 은석은 저도 모르게 긴장이 돼 마른침을 꿀떡 삼켰다.승원의 왼손이 목덜미를 단단히 감쌌고, 긴 손가락이 파고들며 갈색 머리카락을 헤쳤다. 묶여 있던 끈이 풀어졌다.“걱정 말고 봐도 됩니다.”승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이 아래로 미끄러졌다.몸에 닿아 있던 구속구가 모두 사라지자, 마치 혈이 뚫리듯 막혀 있던 에너지가 은석의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 갔다.그 짜릿한 기분에 주먹이 꽉 쥐어졌다.오랫동안 안대로 가려졌던 탓에 금방 눈을 뜨긴 힘들었다. 시간을 들여 눈을 깜박이고 차츰 빛에 익숙해지자 그제야 눈앞의 얼굴이 보였다.긴 속눈썹이 촘촘하게 드리워진, 까맣고 깊은 눈동자가 차은석을 마주 바라봤다.“…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낯설면서 익숙한 이는 아름답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