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 초반에 사망하는 악역에 빙의했다. 능력도 없으면서 사고만 치고 열등감도 높아서 인간관계가 파탄난 놈인데, 악역 스탯 최대치를 쌓은 상태로 빙의를 해 버렸다. 업보 때문에 지휘관 자리가 위협받는 것도 모자라, 내가 맡은 소대는 폐급이라며 다른 소대원에게 까이기까지. 그러다 리더인 권아빈이 본부로 끌려갈 위기에 처해서 하는 수 없이 상급 지휘관과 내기를 걸고 모의전을 벌였다. ‘……이겼어요?’ ‘응? 응. 고생 좀 하긴 했지만 못 이길 정도는 아니었어.’ 지난 10년간 한 우물만 판 원작 유저의 힘이랄까. 나는 이 정보로 주변과 내 평판을 바꿔 나가기로 결심한다. 업보를 청산하다 보면, 누구 한 명에게는 사랑받는 날이 오겠지. ‘대장, 그거 유효해요?’ ‘어?’ ‘나 좋아한다고 했던 말.’ 이 업보에 고백 러시가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