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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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밤 그늘 아래 머물고

구미호의 저주를 받은 이들이 모여 산다는 여우 골.여우 골의 약초꾼 연호는 어느 날 피투성이가 된 남자 윤을 발견한다.“왜 묻지를 않느냐?”“무엇을요?”“……내가 누구인지, 하다못해 어쩌다 이런 몸으로 쓰러져 있던 것인지.”정체를 숨긴 대군과 저주받은 여우 일족의 여인.헤어짐이 예정되어 있는 관계였으나두 사람은 속절없이 서로에게 빠져들고.“과년한 아녀자의 마음을 뒤흔든 죄가 크시니, 값을 치르셔야겠습니다.”“무엇으로?”“나쁘진 않을 방법으로요.”비가 내리던 날 인사도 없이 헤어진 두 사람은2년 후 기적처럼 재회하지만.“행궁의 담벼락, 빗줄기 틈을 파고들던 낭자의 목소리.나는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소.”“……저는 잊었습니다.”잊어야만 했다.그의 손에 비참하게 죽은 제 어미의 복수를 위해서.한때 사랑으로 빛나던 연호의 두 눈은윤을 향한 복수심으로 불타고 있었다.

독점적 연애를 희망합니다

어느 날, 내 남자 친구가 또다른 여자 친구를 데리고 나타났다. 나도 사랑하고 그 여자도 사랑한다면서, 비독점적 다자연애를 하고 싶단다.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뭐가?” “저, 저 자식들 뭐냐고!” 나는 고민 끝에 결심했다. 어차피 헤어질 놈이라면 뒤통수라도 거하게 한 대 때려 주자고. 그 빌어먹을 비독점적 다자연애를 이용해서. “이쪽 예절은 너한테 배운 게 전부라서. 나도 오늘 소개 좀 해 줄까 하고.” 그렇게 나는 세 명의 남자들과 계약 연애를 시작했다. “소개할게요. 이쪽은… 내 남자 친구들.” 그중 하나와 독점적 연애를 희망하게 될 미래는 상상조차 못 한 채로! 《독점적 연애를 희망합니다》

부서지는 파도 속으로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도망치듯 바닷가를 찾은 서아.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과거의 연인 태영. 평화로운 일상은 두 사람을 순식간에 10년 전으로 데려다 놓지만, 마음 한편에 묻어 두었던 상처 역시 되살아나 발목을 잡는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나한테?” 서아가 자리를 잡자 태영 역시 곁으로 가 앉으며 말했다. “아직도 말할 준비가 안 됐는지 묻고 싶네.” “무슨 말이야?” “네가 이곳에 온 이유.” 서아의 낯빛이 단번에 어두워졌다. 태영은 잠시 서아를 지켜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이미 말을 꺼낸 이상 끝을 봐야 했다. “한서아, 사실 우리가 마주 보고 웃으며 지낼 사이는 아니잖아.” 《부서지는 파도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