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에 나가라뇨! 제가요? 왜요?!”평생을 죽어라 수련만 하다, 이제 겨우 자유를 얻은 지 이틀 차.“무림맹이 장강 이남의 사도련과 정사대전을 벌이던 중에 뒤통수를 거하게 얻어맞았다는구나.”“뒤통수요? 누구한테요?”“누구긴 누구겠느냐? 저 천산(天山)의 마졸들말고 그런 짓거리를 벌일 놈들이 또 있겠느냐?”“…….”“이것은 가주령이다. 소가주 고유성은 중원에 나가 사마외도의 무리를 몰아내고, 본가의 이름을 대륙에 널리 떨치고 오라.”“아… 아아…! 아, 귀찮은데 진짜……!”하지만 고작 이틀 만에 잃어버린 자유.“아오! 이 사마외도 새끼들! 얌전히 좀 처박혀 있지, 왜 나대가지고 일을 이렇게 만들어?”치솟아 오르는 울분을 풀어낼 방도는 딱 하나.“다 뒤졌다, 진짜. 싹 다 머리통에 바람구멍을 시원하게 내주마!”백면궁귀(白面弓鬼).속칭 백귀라 불리는 전설의 시작이었다.
하늘이 내린 무공의 천재, 당여휘.그러나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처절하게 망가져 버렸다.‘언젠가… 언젠가 천운이 닿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된다면… 그땐 반드시…!’절망과 좌절로 점철된 나날의 끝에 은밀히 다가온 달콤한 독.“꿈에서라도 멀쩡히 움직일 수 있다면, 그깟 혼이든 뭐든 얼마든지 다 줄 수 있어.”알 수 없는 거래로 얻어낸 새로운 기회.하지만 독을 먹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되어 버린 몸.“……내가 순순히 죽어줄 것 같아?”그까짓 독 따위, 얼마든지 먹어 치워주마!“절대 죽지 않아. 절대로.” 무기력하던 소년은, 잔혹한 포식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