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였으면 평범한 하루였을 어느 날 지구에 거대 우주선이 나타난다. 예고 없는 방문에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거룩했던 인류 문명은 한낮 재로 변해버린다. 종말에 순간 주인공 ‘이단’은 운 좋게 살아남지만 애당초 삶에 대한 의지가 없던 그는 자신이 꼭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해 목숨을 버리기로 한다. 대교 위에서 강으로 투신하기 위해 난간위에 올라서서 아래로 떨어지려는 찰나 누군가의 비명소리를 듣게 되는데…광활한 우주를 항해한 외계인의 거대 우주선이 나타나 광선포를 쏘고 지구가 종말에 이르는 전개는 분명 SF가 맞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는 그 이후를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 '절반은 그들의 말이 맞았다. 심판의 날이었다. 모든 종교는 종말을 예고했고 그 말은 적중했다. 하지만 그 심판은 종교를 가리지 않았다. 최후의 날에는 인류 모두가 심판대에 올랐다. 신은 그 누구도 구원하시려는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본문 내용 중-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은정.어느 날 우연히 찾아간 잠재기억 여행사.내면 깊숙이 잠들어있던 잠재기억을 되살려 마치 현실처럼 생생하게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는데,차츰 잠재기억 여행에 중독되어 가던 그녀는 겨우 지탱하던 현실마저 파괴되기 시작한다.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인 강동경찰서 나상식 형사.미제사건으로 남아버린 여동생의 살인사건. 증거하나 남기지 않는 치밀한 범죄를 해결할 유일한 실마리는 목격자의 흐릿한 기억뿐.잠재기억 여행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잠재기억에 관한 두 개의 에피소드가 어느 순간 교차되며 절정으로 치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