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전 사라졌던 정혼자가 어느 날 갑자기 돌아왔다.“오랜만이야, 귀여운 나의 정혼자.”심지어 과거의 그때와는 모든 것이 달라진 채.“뭔가 착각하고 있나 본데, 지금 그대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두 개뿐이야.”입술이 닿을 듯한 거리까지 이비에를 밀어붙인 레이반이 씹어 뱉듯 읊조렸다.“결혼한다, 또는 결혼 당한다.”금세 커다란 손이 그녀의 뒷덜미를 강하게 붙잡아 당겼다.“그대는 생각해 봤나? 그대의 정혼자가 왜, 십 년이나 버텨놓고도 결국에는, 지금 여기 그대의 앞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지.”짧게 웃은 레이반이 그녀의 이마 위에 입술을 짙게 내리눌렀다.“어디 한 번 이 깜찍한 머리로 잘 생각해 봐, 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