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지상최대공모전 2R 로판 우수상 수상작. “아직도 네가 그 하찮은 나라의 고귀한 공녀인 줄 알고 있는 거냐? 정신 차려. 넌 대제국 황제의 정부야.” 벨리타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황제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황제는 벨리타의 남편과 배 속 아기를 죽였고, 끝내 조국을 멸망시켰다. 더는 잃을 것이 없는 벨리타는 황제를 죽였다. 그것마저 황후의 계략인 줄 모르고. “네 덕분에 사냥이 수월했어. 이제 내 아들이 잡음 없이 황위에 오를 수 있겠지.” 황후는 사냥이 끝났으니 사냥개를 죽이겠다며 벨리타를 끓는 물에 던져 넣었다. 벨리타는 죽으며 생각했다. 다음 생이 있다면……. 너희 모두 내 개가 될 거다. *** 다시 눈을 떴을 때, 벨리타는 제국의 폐황태자를 첫 번째 사냥개로 삼기로 했다. “피 냄새가 나는데. 여기서.” 하지만 그 남자는 눈치가 매우 빨랐으며, “이렇게 물불 안 가리고 행동하면 일찍 죽을 걸 알 텐데. 나를 농락해서 제국을 망가뜨리고 싶어?” 또한 사나웠으며, “더 기분 좋게 해줄 수 있는데. 더 상스러운 것도 할 수 있고.” 때론 짓궂었다. “복수가 정확히 뭐지? 나도 돕고 싶어서. 빚지고 사는 성격은 못되거든.” 그랬던 그가 벨리타를 진심으로 돕겠다고 한다. “난 제국의 황후가 되고 싶어. 그러니까 당신은 꼭 황제가 되어야 해.” 벨리타는 그렇게 말하며 생각했다. 역시 이 남자는 사냥개로 쓰기 아주 제격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