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자양
잘자양
평균평점 2.00
생존물에 악녀라면 오히려 좋아!
2.0 (1)

생존 로판의 악녀로 환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들은 열심히 불 지피고 집 짓는데 민폐 진상 짓을 부리다 죽는 악독한 황녀로. “이런 딱딱한 바닥에서는 잘 수 없어요! 당장 내가 쓸 침대부터 만들라고요!” 여주를 괴롭히는 건 물론이고, 남주들과도 사이가 나쁜 이 구역의 망나니 황녀가 바로 나였다. 그리고 민폐 황녀의 소설 속 역할은, 주연들의 생존에 필요한 물건을 제공하는 도구였다. ‘청결도를 유지하는 목걸이, 결계를 생성하는 브로치, 생물을 길들이는 반지, 빛을 내는 귀걸이…….’ 당연하게도 아직 생존템들은 내 손안에 있었고. ‘……이거. 악녀라서 오히려 좋은데?’ 나는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어차피 이 소설은 주연들 빼고는 다 죽는 난이도 최악의 생존 로판. 거기서 힘없이 비명횡사하는 엑스트라보다. 생존템이 있는 악녀가 좋지 않겠어? *** 그렇게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려는 내 앞에 그가 나타났다. 나를 무시하던 과거와는 달리, 더없이 다정한 모습으로. “날 봐, 클라리체.” 다시 만나면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나를 뻥 찼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왜. “여전히 날 좋아하고 있잖아.” 이렇게 심장이 뛰는 건지.

가짜 연인이 너무 다정해서 큰일이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 처형당했다.그것도 벌써 네 번이나!또다시 시작된 삶. 이번에는 죽지 않기 위해 한 남자와 거래를 하기로 했다.“제가 가진 모든 것을 드릴게요. ‘사람을 죽이고 친구를 해칠 뻔했던 범죄자’라는 제 악명까지도요.”“그래서 제가 얻는 것은?”“자유.”해군 제독, 이안 프레데리크는 거래에 응할 수밖에 없을 거다.“당신이 원하는 자유를, 내가 줄게요.”지난 삶에서 이미 그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냈거든.* * *그렇게 감옥으로 향하는 배에서 무사히 탈출한 나는,이능도 각성하고 이상한 능력이 있는 해파리까지 얻었다.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바다 위를 떠돌며 자유롭게 살아보려 했는데…….<‘폭풍의 주인’ 이안 프레데리크, 이송 중인 범죄자 카노에 블루벨과 사랑의 도피 중?!>이 신문 기사는 대체 뭘까.“모든 것을 이용하라고 말했던 건 당신이잖아요, 카노에.”“그랬긴 했는데요.”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연인이 된 줄은 몰랐지.“저기 봐! ‘사랑의 도망자’ 카노에 블루벨이다!”“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바다를 건너 감옥에서 탈출했대!”……그것도 바다 제일의 사랑꾼이 되어버린 것 같다.뭐, 어차피 가짜 연인이라 헤어지면 그만이었지만.“바람과 파도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죠. 지금 우린, 이 세상 누구보다 자유로운 존재예요.”툭 하면 날 보고 웃고, 삼시 세끼 식사를 정성스레 차려주고, 행여나 해군과 해적들이 날 잡으러 올까 봐 전전긍긍하는 이 남자.가짜 연인이 이렇게 다정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