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평민. 음침하고 소름 끼침.] 욕설이 가득 쓰인 교실 안 책상의 주인공은 귀족 학교에 다니는 유일한 평민 ‘루비타 크루윌거’에 빙의된 나였다. “쟤는 아직도 버티고 있냐. 이게 벌써 몇 년째야. 나 같으면 쪽팔려서 못 다녀.” “원래 천한 것들이 더 질긴 법이야. 자존심 같은 것도 없고.” 원작의 악역 루비타는 아버지의 닦달에 귀족들만 다닌다는 마법 학교 케나핀에 입학했지만, 마력 수준이 보잘것없는 데다 신분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물론 그 유치한 괴롭힘은 이제 빙의자인 내 몫이었고. 이 지긋지긋한 학교,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케나핀 졸업장은 세계 어디를 가나 위대한 마법사로 대우받을 수 있는 취업 프리패스권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나도 일단 먹고는 살아야 하잖아? *** 얼마 후, 고대하던 전설의 마력 증강제를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증가한 마력 수준에 어울리는 제대로 된 마법 스킬을 배우는 것뿐.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학교 학생이자 원작에서 루비타를 잔인하게 죽여 버렸던 남주 ‘제이든 윈저’가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는데……. “그 마력,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내가 가르쳐 줄게. 대신 타인과 아련하고 애틋한, 그 어떤 종류의 불필요한 감정 교류는 절대 안 돼.” 거기에 이상한 조건이 붙어 있다? 원작의 끔찍한 결말을 피해 도망치려고 했을 뿐인데, 갑자기 남주가 집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