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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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평점
이 사기극에 악의는 없었습니다

“재미있군요. 이따위 개 같은 유언이 날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플로리스 공작가의 새 주인 루카스 벨로스터. 그에게 조부의 유언이 얽어 준 악연, 몰락 남작 에이버리 애번. 지나치게 선이 가는 이목구비. 앳된 티가 덜 가신 목소리와 표정. 후줄근한 옷차림과 왜소한 몸. 에이버리 애번은 한 마디로, 수준 미달이었다. 루카스는 마지못해 비서로 들인 애번을 제 발로 걸어 나가게 만들기 위해 자기 자신을 미끼로 던지는데……. 그때만 해도 그는 몰랐다. 자신이 에이버리 애번을 열렬히 갈망하게 될 줄. 에이버리 애번의 이름이 온통 거짓투성이였을 줄. “네게 기만당하고 농락당한 건 난데 널 단죄하고 용서하는 것도 내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 애번의 사기극에 놀아났음을 깨달았을 때 루카스는 애번에게 족쇄를 채워 그, 아니, 그녀를 제 곁에 주저앉히기로 결정했다.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는 갈망을 증오로 뒤덮은 채.

메이릴리(Maylily)

사생아 출신의 가난한 오페라 가수, 메이릴리 아일. 그녀에게 후원의 손길을 내민 고귀한 남자, 에버스코트 백작 휴 스카아드. 영원히 균형이 맞지 않을 관계임을 알면서도 메이릴리는 휴를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는 그녀의 초라한 인생에 가장 찬란한 봄을 선사한 존재였으므로. 그리하여 휴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메이릴리는 이 관계의 이면에 도사린 냉혹한 진실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 “전 이제 백작님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럼 다시 좋아하도록 해. 우리가 이런 관계가 된 이상, 그게 너한테도 덜 비참할 테니까.” 일러스트: 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