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이드 제국의 황위 계승 서열 2위인 ‘키에론 브레스터’ 대공. 황제도 견제하는 그가, 두려운 것이 없는 북부의 왕이라 불리는 그가, 왜 자신에게 절절매는 것일까. “우리 결혼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헤로이드 북부 대공의 갑작스러운 청혼을 받은 ‘마리엘 로이터’. 평민인 자신에게 존댓말을 쓰고 다정한 말을 해주는 대공이 수상하다. 분명, 악연으로 얽힌 사이에 저 절절한 눈빛은 무엇일까. “미안해요.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땐…. 꼭 ….” 마리엘이 꾸는 꿈의 조각 속 흐릿한 기억은 키에론과 함께 하며 점점 선명해진다.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와 영생을 살아온 드래곤. 생을 거듭하며 기나긴 시간을 견뎌온 그는 그녀와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이 들끓는다. 과연 이번 생에는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
“키스해 주세요. 상무님.” 제 손안에 넣었다고 생각했던 여자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여자였는데. 감히 제 곁을 떠난 여자를 용서할 수도, 그런 그녀를 떠나게 만든 자신도 용납할 수 없었다. * 다시 찾은 서민혜는 자신을 꼭 닮은 딸을 안고 있었다. 그런 건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민혜의 딸이면 제 딸이나 다름없으니까. “왜? 더 멀리 도망갔어야 했다고 생각했나?” 겁에 질린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민혜를 도준은 눈에 담았다. 허상으로 보이던 얼굴이 제 눈앞에 있다니, 이젠 더 바랄 게 없었다. “이것 봐. 민혜야. 지금도 내가 널 찾아냈잖아. 그러게 왜 도망을 가. 이렇게 잡힐 걸.” 도준은 다시 찾은 그녀를 절대 놓칠 생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