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하게 끝나버린 첫 번째 삶. 눈을 떠보니 로판 속 세상이었다. 아무래도 엑스트라에 빙의한 것이 분명했다. “내 유산은 모두 클레라에게 물려주겠다. 황실 요리사가 되어 요리사 인장을 가지고 H은행에 가거라.” 100만 요리 너튜버였던 내게 요리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마음을 굳게 먹으며 다짐했다. “황실 요리사가 돼서 두 번째 삶은 후회 없이 살아보겠어!” 부푼 꿈을 안고 북부 대공가에 요리사로 취업한 순간, 드디어 빙의한 소설과 나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시X, 내가 대마법사라니! 내가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다니!” 전쟁터에는 죽어도 끌려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곳을 탈출하려는데... “아무 데서나 무릎 꿇지 마. 아무한테나 빌지도 말고.” “죄송하다는 말도 듣기 싫어.” 이거 아무래도, 미친놈한테 단단히 찍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