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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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디 걸린 달 구름에 파무치가

“왜, 기어 보라카드만 놀란 토끼 눈이고. 개처럼 짖어도 보까?” 니가 기어 보라메? 동그란 눈이 휘를 올려다보았다. 뭐 이런 게 다 있어...! 서늘해진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니 왕족 첨보제? 왕족들은 다 뻔뻔하고 질기다. 안그라믄 애초에 다 죽여삐거든.” 농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뱉는 희한한 이는 신라의 공주라 했다. 그저 길 가는 사람들 털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나날을 보내던 비적 두령 휘는 괜한 말을 했다가 졸지에 발목을 붙잡혀 공주님의 여정에 동행하게 되는데…. "내를 평양성으로 델다도, 나는 김아만이다." 자신만만하게 웃는 그 얼굴로 인해 필사적으로 멈추어 놓았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