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를 위해 오늘 이 자리에서 죽어라.” 요절할 사주를 타고난 소혜 공주의 군목숨으로 자라 온 몸종 초희. 반정이 일어나자 초희는 도망친 소혜 공주를 대신하여 죽을 위기에 처하고 만다. 그대로 서늘한 칼날에 댕강 목이 잘릴 줄 알았더니, 죽음 대신 찾아온 건 반정 공신과의 뜬금없는 혼례였다. 심지어 그녀의 지아비가 될 김처헌은 살인귀라 불릴 만큼 잔인무도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사내였는데……. * * * “소인은 말씀드린 대로 소혜 공주가 아니옵니다.” 금침 위에 등을 보이고 누운 사내를 향해 빌었다. 순간 사내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보곤 바짝 긴장했지만 고개를 숙여 입술을 깨물어 보지만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 아무런 대꾸도 돌아오지 않았다. 슬쩍 고개를 들어 바라보려던 것뿐인데 순간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사내는 놀라기는커녕 재밌다는 듯이 비릿한 미소를 내지었다. “나를 피하는 연유가 가당치도 않아 웃음만 나오는구나.” 내쉰 숨을 채 들이마시기도 전에 턱이 붙잡혔다. “정령 그 말이 참이라면, 몸에 노비를 뜻하는 비(婢)자가 새겨져 있을 터. 내 벗겨보면 알게 되겠지.”
호란이 일어났다.도성을 빼앗기고 믿었던 대신들까지 달아나자화령의 임금은 누구든 나라를 구하는 자에게천하절색인 은화 공주를 내리겠다고 선포한다.그리하여 나타난 이가 바로 야차라고 불리는 사내, 천태산.키가 6척이 넘고 기골이 장대하다는 소문의 그는순식간에 적군을 제압하고는 공주를 요구해 왔다.“약조대로 널 데리러 왔다.”“무, 무엄하다…!”꼼짝없이 시집가야 할 상황에 처한 은화 공주는태산의 짐승 같은 태도에 아연실색하여결코 그를 지아비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합방이 끝나는 대로 돌려보내 주마.”첫날밤을 치르면 궁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말에그만 순순히 그와 혼례를 치르고 마는데….*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개정판입니다.
용에게는 거꾸로 난 비늘이 있다 한다.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성역. 화인국의 태자 열원에게는 그게 한낮 천한 궁녀였다.누구도 마음에 담아서는 안 되는 남자에게 어느 날 찾아온 구원 같은 존재.바르고 곧기만 했던 그를 미쳐버리게 만든 <성군의 역린>* * *처음에는 돈 때문이었다.아픈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돈이 절실하게 필요했다.오로지 그 이유 때문에, 은강은 누구도 버티기 힘들다는 동궁전에 스스로 발을 들였다.“이번에는 영 쓸모없어 보이는 맹추를 보냈구나.”냉랭하고 까칠한 태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적대감.이대로 쫓겨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은강은 이를 악물고 일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구국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태자의 비밀, 그 얼굴 아래 숨겨진 이면을.“네가 그렇게 거짓말에 자신이 있다면 어디 한번 나도 속여 보거라.”아무도 마음에 담을 수 없었던 남자와그를 속이면서까지 곁에 있고 싶었던 여인.“제가 무어라 했습니까. 전하께서는 또 저한테 속으신 겁니다.”#시대물 #동양풍 #신분차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감시자와 감시대상#상처남 #다정녀 #쾌활발랄녀 #억척녀 #구원물 #참선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