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노리
장노리
평균평점
은밀한 그 짓 속으로

심리상담사 면접실. 왼쪽 가슴에 69번 수험표를 단 도희는 일어나 구두를 탁탁 털었다. 가볍게 묵례하고 가운데 의자에 앉았다.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본 순간, 도희 심장이 쑤웅, 얼음 썰매를 탔다. 이름은 몰랐지만 원나잇에서 만난 남자 얼굴은 정확하게 기억했는데.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설마 저 남자가 강치율은 아니겠지? 비즈니스 웃음을 장착한 도희는 입꼬리를 힘껏 끌어 올렸다. 태연한 웃음을 짓느라 등 뒤로 땀이 흘렀다. * 『마케팅의 귀재라 불리는-마귀, 노타이 남자. DH퍼시픽의 유일한 후계자 강치율, 스물아홉 살.  살. 프랑스 그랑제꼴 유학 후 로렐에서 평 사원으로 근무. 한국으로 돌아와 MZ들의 감성에 맞는 뷰티 신제품 출시로 DH 퍼시픽을 K-뷰티의 아이콘으로 급 부상시킨 뷰티계의 황태자.』 아---씨! 도희는 제 머리를 손바닥으로 화악 쓸어 뭉갰다. 하필, 그날 걸린 놈이 강치율이라니. 되는 일이 없다. 삼십 년 만에 처음 한 원나잇이 하필 한이경 조카라니. 원나잇한 클라이언트(내담자)와 상담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