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했잖아. 우는 건, 내 아래에서만 하라고.” 가장 비참한 것은,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아직도 그를 사랑하는, 그에게 말 하나에 반응하는 자신이었다. 어쩌면 이렇게라도 그와 닿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준혁은 그대로 현관 앞에서 그녀를 눕혔다. “그러니까 한번 널 닮은 아이를 낳아봐.” 준혁의 몸을 움직일 때마다, 그 거친 움직임에 그녀의 몸이 조금씩 밀려 올라갔다. 슬픔과 뒤섞인 쾌감이 온몸에 번져나가며 소름이 돋아났다. 혀끝을 채우는 달콤함과 입안을 데우는 온기. 그리고 온몸을 달구는 쾌락. 마치 몇 날 며칠을 굶주린 사람처럼, 지은은 주저 없이 그의 열기를 받아들였다.
“이건 비밀인데. 사실 할아버지는 관악산 호랑이야.”누구에게든 할 말은 해야 하는 성격인 26살 정지수.취업은 쉬이 되지 않고 앞길이 막막하던 차에,지수는 우연히 창고에서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한다.세상에. 우리 할아버지의 정체가, 이것이었어?“의자아앙니이이임!”“어이쿠야! 이거 무슨 소리야?”“어디, 뭐, 뭐, 고라니라도 들어온 거야!”그녀는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비기 삼아,주총꾼 ‘관악산 고라니’로 활약하며 부패한 기업인들을 벌벌 떨게 하는데.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난 한 남자, 기업 사냥꾼 석태하.“누구, 세요?”“미스 고라니랑 굉장히, 잘 맞을 사람.”“……네?”“나랑 한번 해 볼래요?”태하는 SUK 그룹의 부사장인 형, 인석을 사냥하기 위해 그녀를 스카우트한다.처음엔 그저 수단일 뿐이었는데…….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지수는 늘 그의 기대 이상의 행보를 보여 준다.게다가.“석태하. 너, 아무래도 심장에 이상이 생긴 거 같은데.”어째서, 이 고라니 같은 여자가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까.현이서 장편 현대로맨스 소설 <은밀한 스카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