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이
주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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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실수는 당신하고만

모든 게 최악으로 치달은 밤. 오랜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홀로 있던 세하에게 낯선 남자가 나타났다. “그 나쁜 새끼, 내가 잊게 해줄게요.” 분명 낯선 사람임에도 세하는 어쩐지 그가 익숙하다. 언젠가 이런 얼굴을 본 적이 있었던가. 연민과 분노가 공존하고, 자신에게 욕정을 느끼며 들끓는 얼굴을. “당신이 무슨 수로.” “김세하 씨가 허락한다면 원하는 대로 다, 뭐든지.” 세하는 배신 때문에 느끼는 수치심을 잊는 방법 따윈 알지 못했다. 유년 시절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외도로 생긴 트라우마는 그녀에게 늘 하던 대로 딱지가 생길 때까지 속으로 삭이고 견디도록 종용할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낯선 남자에게 몸을 맡기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 그는 세하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인다는 듯 이윽고 맥박이 파닥이는 목덜미에 얼굴을 깊게 파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