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는 백설기
열매는 백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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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이를 깨우는 건

"나, 키스해도 돼요?"  "...."  "이렇게 왔잖아요. 꿈이 아니라, 베르온에게 직접."  ***  그런 동화가 있다.  잠들어 버린 어여쁜 공주님을 보곤 사랑에 빠진 왕자님이 공주님을 깨우는 이야기. 다른 무엇도 아닌, '사랑의 키스'로.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동화는 내겐 해당될 수 없는 이야기이다.  나는 공주님이 아니라 악마이고, 잠들어 있는 게 아니라 봉인되어 있는 것이니까.  그러니 누군가의 '사랑의 키스'로 깨어날 수 있을 리 없다는 말이다.  아니, 분명히 그랬었다.  언제나와 같은 끝없는 꿈 속에서 그 아이를 마주치기 전까지는.  그리고 어느새 훌쩍 커버린 그가 날 깨우기 위해 신전을 뒤엎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