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했던 사고가 일어난 후 7년.오랜만에 마주한 유준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이었다.“처음부터 말했지 않았나? 결혼하자고.”지안은 그의 제안이 이해되지 않았다.그녀는 그를 죽음 앞까지 몰아갔던 가해자의 딸이었으니까.어째서 자신을 택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지안은 제 가족이 지은 죗값을 치르기 위해 그의 결혼 제안을 승낙하고 만다.“그러니까 이지안, 어떻게 해서든 내 아이를 가져.”유준이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그의 피를 이을 아이뿐인데도,지안은 그에게 다시 빠져드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굳이 이유가 필요해?”게다가 아이 따위 상관없다는 듯 구는 그의 행동 때문에,결혼 생활은 점점 혼란스러워지는데….대체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NG 내면 안 되니까. 잘해 봐요. 우리.”DK 푸드의 계약 직원 우지원의 정체는한때 국민 여동생이라 불리던 아역 배우 우예린이었다.아무도 자신을 몰라야 했고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그런데…….“지금처럼 그렇게 계속 살고 싶습니까?”DK 그룹의 후계자인 장재헌이 어떻게 나를 아는 거지?“내 손을 잡아요. 도와줄게요.”“저는…….”“다시 연기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이면 하지 말아요. 거짓말이란 거 다 아니까.”그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다시, 꿈을 꿀 수 있다면.“일단 내 옆에서 가짜 애인 연기부터 해 봐요.”그의 곁에 서기로 했다.* * *“키스합시다. 전에 연기할 때 해 봤을 테니 잘할 수 있죠?”“아뇨, 저기 그게…….”“맞아. 당신 아역 배우 출신이죠. 그럼 키스신은 처음인가?”당혹감에 다소 상기되어 열이 나기 시작한 뺨 위를 서늘한 손이 뒤덮었다.엄지가 뺨을 간질이고, 긴 손가락이 귓바퀴를 스치고, 목덜미를 문질렀다.“그럼 첫 키스신이네.”
“마마께서는 태어남과 동시에 죄를 지으셨습니다.” 태성국의 시조인 주야율은 용의 축복을 받았고 그 이후 왕의 재목은 비를 부르는 힘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대대손손 부강할 것 같았던 태성국도 가물기 시작하고, 현왕과 쌍생으로 태어난 공주, 휘연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냉대와 핍박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목숨까지 위협받게 된 그녀는 살기 위해 용의 힘이 옮겨 갔다는 호예국으로 떠난다. 그러던 중 국경 근처에서 습격받은 그녀를 한 남자가 구해 내고 그를 보며 알 수 없는 익숙함과 안도감을 느끼는 휘연. 이내 자신이 눈을 뜬 동굴이 꿈속에서 봤던 공간임을 알아채고 남자가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짐작한다. 한편 그 남자, 유온은 빼앗긴 힘을 되찾기 위해 그녀에게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이 모든 건 네 핏줄에 흐르는 기운 때문인가?” “역시 돌려받아야겠다.” #동양풍 #첫사랑 #초월적존재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치러야지.” 백시윤, 그는 그녀에게 제대로 끝맺지 못한 인연이다. 그때의 일에 대한 변명은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 그것을 그가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솔. 아니지. 이제 이송나라고 했던가?” 다시 만난 그는 송나를, 아니 이솔을 “……미안해요.” “사과는 그딴 말이 아니라. 앞으로 몸으로 해. 그 입과 달리 몸은 그래도 솔직하고, 정직하거든.” 증오하고 있었다. 그를 다시 만났을 때 웃으며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서럽고 아팠다. 뜨겁게 몰아치는 감각에도 가슴은 시리고 선득했다. “당연해…… 당연한 일이야.” 한참 전부터 젖어 있던 눈가에서 눈물이 기어이 흘러내리며 뺨을 적셨다. “네가 선택한 일이잖아. 이송나.” 모두 자신의 선택이었다.
“그러니까 그쪽이 내 아내라는 겁니까?”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돌아오겠다며 출장을 떠났던 남편이 돌아왔다. 계약 종료를 2개월 남겨 놓고, 기억상실이 되어서……. 부친과 이복자매를 향한 복수를 완성하려면 계약 결혼이란 사실을 남편에게 숨겨야 했다. “우리 좀 더 친해져야 할 것 같지 않아? 부부끼리 이렇게 내외하는 거 이상하잖아?” 기억을 잃었다지만, 사람의 속내를 꿰뚫을 듯 보는 시선은 여전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저 2년짜리 서류상의 부부일 뿐이었는데……. “난 사실 안 곤란한데. 연은이 네가 곤란해하는 것 같아서. 여기서 입을 맞추건 다른 걸 하건 나는 상관없거든.” 기억을 잃은 남편이 어딘가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