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은
오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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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그치면

“그래서, 생각처럼 잘 되던가요? 손부채식 이별법.” “……네?” “알려 줄래요? 나중에. 성공했는지, 안 했는지.” 신기했다. 365일 중에 360일을 만났는데도 못 만났던 5일이 그토록 길고 애틋했는데, 그런 우리가…… 헤어지다니.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 만나, 매일 사랑하고, 매일 행복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헤어지고 보니 온통 후회뿐이었다. 지영은 남자 친구인 동우를 너무나 사랑했지만, 그와 헤어지고 나서야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그리고 동우가 얼마나 나쁜 남자였는지를 깨닫는다. 그럼에도 그와의 이별에 가슴 아파하던 어느 날, 자신과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남자 친구가 올린 스몰 웨딩 사진을 발견하게 되고, 심지어 자신이 커플 티로 선물해 주었던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자 마음을 접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어도, 가랑비처럼 스며든 추억은 곳곳에 남아 그녀를 힘들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을 앞두고, 라인 카드 VIP실 고객센터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오고, 그 전화는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리는데…….

고달프다, 사랑

“언니, 부모 복도 없으면 남편 복도 어려운 거 알지? 팔자에 남자 복이 없어.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참 언니 박복한 인생이네.”박복한 인생.최근 다섯 번째 이별을 겪고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찾아간 점집.용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무당의 말이 미주의 가슴을 사정없이 찌른다.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내며 그녀가 바란 건 단 하나,‘찐사랑’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팔자에 남자 복이 없다니, 이제 그만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하나 보다.그렇게 사랑에 대해 모든 걸 포기했건만,“나 이제 후배 말고 남자 하려고. 둘이 있을 때는 반말할 거야.”이건 도대체 무슨 일?2년 전 그녀의 직속 후배로 들어온, 일 잘하고 잘생긴 꼴통 김찬,그가 갑자기 그녀에게 고백을 해온다.게다가 그가 회장의 외손자라는 어마어마한 소식까지!연하는 절대로 남자로 보지 않는 고미주의 최대 위기!전략적으로 이루어진 김찬의 계략을 과연 고미주가 피할 수가 있을까?

초하의 계절

덥지도 춥지도 않은 그래서 ‘딱 좋은’ 그런 날. 1년 중 얼마 되지 않는 ‘초하의 계절’이 있다. 그녀는 그 계절이 자신의 이름과 같아 좋았다. 이른 여름을 뜻하는 초하. 초하의 계절에는 봄꽃은 지고 녹음만이 완연했다. 온통 세상이 푸르름만으로 가득했으니까. 또한 봄과 여름 사이에 비집고 들어 있는 귀한 시간 같아 좋았다. 작고 소중한 느낌이. 그녀가 나고 자라 스물일곱 살인 지금까지 사는 오지 산골 마을 우호리의 초하는 그 어느 때보다 싱그러움이 그득 차올랐다. 우호리 산을 오르내릴 때에는 오솔길로 이어지는 길 중간에 있는 오두막집을 항상 지나쳐야 했는데, 몇 년 전 외지 사람이 짓기만 하고 발길이 뚝 끊긴 오두막집이라 잡초가 무성해 지붕만 간신히 보였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틀간 비로 나물을 캐러 오지 않았더니 어느새 오두막집이 말끔한 모습으로 떡하니 있지 않은가. “누구세요?” “히익-!” 정수리 위로 남자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초하는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지석은 넘어진 초하를 날 선 눈으로 내려 봤다. “저, 저…… 나물 캐러 왔다가요…….” “나물 캔다는 분이 남의 집은 왜 기웃거리시죠?” 몇 년 만에 보는 외지 사람에게 미운털이 박히긴 싫은데, 눈이 돌아가게 잘생기기까지 한 남자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 “바다는 바다만의 향기가 있네요. 산에서는 맡을 수 없는 향기가 나요.” “초하 씨도 그래요.” “저요?” “초하 씨는 특별한 사람이에요. 요즘 시대에 만나기 어려운…… 맑고 푸른 녹음 같은 사람이에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남자 지석이 산골 마을 우호리에 굴러들어 왔다. 오지 마을 우호리가 전부인 이초하, 그녀의 가슴속으로. 공통점이라고는 하나 없는 두 사람, 과연 살아온 거리를 극복하고 서로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