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비박산 난 집안에서 홀로 살아남은 아진.총명한 머리와 지혜로 온갖 죽을 고비를 넘겨 왔으나이번 고비는 정말이지 만만치 않다.‘눈은 시뻘겋고 피부에는 곰보가 가득한디,것도 모자라서 사람을 잡아먹는다니까는!’아무리 패가망신한 가문의 규수라지만도성에 소문 자자한 괴물대군과 혼인을 하라니!“끔찍하겠지만 오늘 밤만 참으세요.이 밤이 지나면 앞으로 마주칠 일도 없을 테니.”하나 첫날밤 마주한 그는 영롱한 옥색 눈의 미남자였다.남들과 다른 눈을 가진 탓에 평생을 추문에 시달렸던 것.“대감의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 테니,사랑방 안에만 있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스스로를 괴물이라 여기는 그가 가여운 아진.과연 그녀는 굳게 닫힌 괴물대군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이서에게는 두 가지의 신분이 있다.낮에는 너무도 고와 아름답다는 글자를 두 번 썼다는 ‘휘연 공주’밤에는 도성대군의 야심을 고발하는 벽서범 ‘매화’한데 간신배들에게 놀아난 철없는 오라비가그녀에게 영의정의 둘째 아들이자조선 최고의 망나니인 정무영과 혼인하란다.무슨 일이 있어도 오라비를 지켜 달라는아버지의 간절한 유언만 아니었다면망설임 없이 등을 돌렸으련만.어떻게든 이 결혼을 무르려 하는 이서와왠지 그녀와의 결혼을 기껍게 여기는 무영은 사사건건 부딪치고,심지어 정인이 있다고까지 거짓말하는 이서에게아랑곳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는데…….“혹시 압니까. 이리 놓아주지 않고 속삭이다 보면 그 정인이 내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