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인
우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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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침실에는 잠들지 못하는 사치품이 있다

“패전국에서 치료제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물건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제국의 황가에 대대로 내려오는 불면의 저주. 황제 힐리어스는 그것을 풀기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었다. 전쟁으로 얻어낸 것은 저주를 완화하는 치료제. 그러나 정작 상자 안에서 나타난 것은 살아 숨 쉬는 가냘픈 여인, 이나샤 달그렌이었다. 힐리어스는 패전국 달그렌의 노골적인 기만에, 이나샤를 사치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으로 응수한다. 그러니 힐리어스에게 이나샤는 침실 한구석을 장식하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장식품. 큰 전쟁을 치러 얻은 전리품이니 그에게는 퍽 호사스러운 사치였다. 고작 그 정도에 불과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오직 그 여자의 손길 아래, 그 여자를 품에 안아야만 잠들 수 있게 된 것은. 사랑인가. 아니면 기만인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그녀를 가질 수만 있다면 허울뿐인 명분이야 얼마든지 쥐여 줄 수 있었다.

내 이웃의 남자

*본 작품은 리디 웹소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이용가와 19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라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애기가 잠을 못 잤어? 처음 듣는 소리라 부끄러워서?" “시끄러워서요. 시끄러워서!” 처음엔 그저 따끔하게 경고할 생각이었다. 매일 밤 들리는 신음 소리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으니까. “어쩌지. 오빠가 애기한테 줄 게 이거밖에 없네.” “……?” “이거 받고 기분 풀어.” 야하게 접히는 눈매, 고압적이고 오만한 말투. 위험한 남자인 걸 알면서도 사유는 속절없이 그에게 빠져들고. 급기야 문밖에서 들리는 남자의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게 되는데. * * * “그럼, 내가 너 같은 애랑 진짜로 놀아날 줄 알았니.” “나, 나 같은 애……?” “어리숙한 애 가르쳐 주는 취미 같은 건 없어서.” 다소 냉정하게 내뱉은 태금이 몸을 일으켰다. 고작 손가락에 축 늘어진 주제에, 아직도 미련이 남은 눈으로 쳐다보는 꼴이 기가 막혔다. “가, 가져 보는 건…… 어때요?” “뭘 가져. 취미를? 너를?” “둘 다아. 아니면, 뭐든.” 태금은 제 머리칼을 한 차례 쓸어 넘겼다. “괜한 오기로 덤볐다가 네 인생 말아먹는다, 애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