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혀있던 대문을 스르르 밀며 남자가 들어왔다. 유난히 다리가 길고 날렵한 체형의 남자는 서늘한 눈매에 누가 봐도 비싸 보이는 옷을 쫙 빼 입고.. 바지에 양손을 집어넣고 삐딱하게 서 서는 돗대기 시장 같은 광경을 슥 둘러보았다. 어이가 없는지 비웃음 같은 미소를 날리면서... 누구? 뭐 야? 저 녀석 기분 나쁘게 왜 웃고 지랄이야. 10명이 넘는 눈들이 혜정이를 쳐다보며 무단 침입자! 아니, 겁나 돈 많아 보이고, 겁나 멋있는 저 의문의 남자가 누구인지 말하라는 듯 보았다. 입을 달싹거리다 이내, 아무 말이 없는 혜정이에게 어느새 다가와 혜정이 어깨에 손을 턱 걸치더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