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주. 활동명 남현우. 13년을 몸담았던 연예계에 회의를 느끼고 고향으로 내려왔다가, 뜬금없이 길에서 강아지를 주웠다. 난생처음 간 동물병원에서 덕주는 첫사랑이었던 해연을 만나게 되는데. “너랑 이러고 있는 게 신기해. 동창이라고 해도,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인데…….” “난 알아.” 이해연에게 있어서 남덕주는 친구조차 아니었다 하더라도 남덕주에게 있어서 이해연은 남몰래 한 짝사랑 상대였으니까. “난 너 알았다고.” 처음 키우는 강아지. 처음 가 보는 동물병원. 처음 좋아한 여자……. 매듭짓지 못한 감정은 자그만 불씨에도 쉽게 타오르는 법. “안 보여?” 해연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덕주가 말을 이었다. “너한테만 꼬리를 흔들고 있잖아.” 네가 좋아 죽겠다는 강아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