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아이가 먹는 음식을 부드럽게 해 준 것이 어찌 역모가 될 수 있습니까. 들으십시오, 어리석은 황태자 전하.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제국민은 따듯한 음식을 먹을 자격이…”비운의 천재 요리사, 얼어붙은 루스의 땅을 녹여준 구원자.그야말로 신의 딸, 태양이 비추는 여신.성녀 샤를로트 애트우드.“안돼!! 샬롯!! 아아아아악!!!”서겅-업어키운 소년의 절규를 마지막으로, 열아홉의 소녀는 목이 잘려 죽었다.그리고…“응애! 응애!”그녀는 다시 태어났다.자신을 죽인 황태자의 하나뿐인 동생, 리리아나 솔리움으로.*열 아홉, 기억을 되찾은 소녀는 증오 받는 황녀의 몸으로 고향에 들어섰다.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고, 이루지 못한 전생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어떤 간 큰 새끼가 내 달을 다치게 했지?”자신의 죽음 뒤 영영 잠들어버린 대정령.“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 내가 널 죽여버리기 전에.”정신 나간 대마법사가 되어버린 소년.“…제발, 샤를로트. 제발 거기서 나와요…”처형 전날 밤 울며불며 헤어진 소꿉친구를 다시 만나기 위해.
아름다운 목소리로 바다를 지배하는 세이렌 일족의 막내 공주, 아이리. 어느 날 파도 속으로 떠밀려온 지상의 황자에게 반해 땅으로 올라간 끝에 그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 혼인했지만, 영원할 줄 알았던 행복은 산산조각 났다. 목소리를 되찾아 남편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은 그날부터.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린 황제에게 방치 당하며 말라붙어가던 삼 년, 비로소 실감했다. 어릴 적 세이렌이 난파시킨 배 때문에 모든 가족을 잃은 남편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하여 폭죽이 쏟던 황제의 탄신일, 아이리는 남편의 바람을 들어주기로 했다. “생일 축하해요, 미하엘.” 철컥, 남편의 총을 턱에 겨눈 그녀의 낯에 희미한 웃음이 번졌다. . . . 그로부터 삼 년 뒤, 죽음의 강을 거슬러 눈을 뜬 그녀의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제 곁을 떠나 어딜 가려 하십니까, 부인.” 고요한 미치광이 같은 눈을 한, 그녀가 기억하는 남편과는 전혀 다른 사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