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영광만 남은 늙은 백작 부부에게 입양된 고아였던 헤스 레인위드는, 제국 최대의 부와 명예를 가진 아름다운 공작 디어 캐슬롯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억지로 하게 된 결혼에 차라리 죽음을 바라 호수에 뛰어들었지만 기어이 살아남았고, 결국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결혼식과는 어울리지 않게 혐오스러운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싸늘한 제 남편을. 하지만 5년의 외로웠던 결혼 생활의 끝에 헤스는 결국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나와 이혼해 줘요.” “……뭐?” 모든 게 허망하게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진실을 숨긴 어떠한 말이 방아쇠가 되어, 갑작스럽게 미래로 가게 되기 전까진. 그리고 믿을 수 없게도, 미래에서 만난 디어는 현재와 아주 달라져 있었다. “안 좋은 꿈을 꾼 건가? 내게 입 맞춰 주는 것도 잊고 그렇게 차갑게 날 부르는 걸 보면, 아주 몹쓸 꿈이어야 할 텐데 말이지.” 차마 부정할 수도 없는 그의 얼굴은, 손짓은. 꼭 사랑인 것 같았다. 헤스는 자신이 기어이 미쳐 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잔인한 신의 개입으로 미래의 디어가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 헤스는 그를 죽이려는 범인을 찾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된다. 그를 죽인 것은 누구일까? 그는 어째서 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