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닮
이해닮
평균평점
가장 뜨거운 온도

회장의 총애와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서안의 품위 있는 개, 차신주 “이렇게 가끔 보죠. 생일 선물로 그거면 될 것 같은데.” 중상층도 아니고 중간층도 중하층도 아닌, 그냥 하층인 여자, 이재령. “사귀자는 얘긴가요?” 부유층도 아니고 사회적 지위가 엇비슷하지도 않은 여자. 거들떠볼 거라고는 본인밖에 없는. 그나마 있는 그 조건은 안타깝게도 고려 대상이 아니었기에.  “대답 전에, 부모님 혹은 집안 어르신들 존함 한번 쭉 불러 볼래요?” “그건, 왜요?” “내가 알 만한 분들인가 해서.” 한때, 이 해 이 여름, 생에서 가장 짧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이 뜨거운 계절에만 머물 사람. “……전무님이 알 만한 분들 안 계세요.” “그래요. 없을 수도 있지. 없을 수도 있는데…….” 기운 마음이 쏟아지기 전에, 더한 욕망이 활개를 치기 전에. 더 많은 걸 갈망하기 전에,  “그게 내가 이재령 씨랑 잠은 자도 연애는 못 하는 이유는 돼요.” 시간 앞에 덧없이 사라지고 퇴색될 감정 따위에 놀아나지 않을 자신 있었는데. 몸은 기울여도 마음은 기울일 생각 없던 여자로 인해 그의 심장이 생의 ‘가장 뜨거운 온도’로 끓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