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
김사장
평균평점
비터 윈터(Bitter winter)

*본 작품은 리디북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9세이용가와 15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긋지긋하게 찾아온 겨울의 초입. 겨울의 끝자락에서 헤어졌던 남자를 다시 만났다. “표면적인 역할은 뭐예요?” “경호원.” 새카만 잉크 같은 그가, 무기질 같던 일상에 다시금 깊숙이 파고들었다. “다른 목적이 있는 건 아니고?” “클래식한 걸 좋아하긴 하는데, 그건 너무 진부하지 않나.” 분명 의도가 분명한 접근인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면 남자에게 말려들고 있었다. “이유가 뭔데?” “왜 자꾸 이유를 찾지. 그냥 예쁜 게 있으니 건드려 보고 싶은 건데.” 새카만 눈이 그녀를 옭아맬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너도 나를 이용할 생각이니 나 또한 너를 이용하겠다고. “좋아한다고 말해.” “좋아해.” 이 끝이 벼랑일 걸 확신했지만. 남자의 불장난에 기꺼이 응해 주기로 했다.

어텀, 칠리!

퇴사 후 쫓기듯 돌아온 송화 마을. 하지만 어째 초반부터 영 낌새가 좋지 않다. 집 리모델링 공사는 덜 되어 당분간 마을회관에 살아야 된다고 하질 않나 대뜸 우강준이라는 남자의 나체를 목격하질 않나. “강준이는 고자라 괜찮다 카니까!” “네……?” “발딱 못 선단다. 완전히 고자! 들어보니까 밝히지도 않는다 카더라. 아예 성욕 자체가 읎단다.” 그럼 저가 목격한, 하늘로 치솟은 육중한 그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정말 저 남자가 고자가 맞나……?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니, 고추 농사를 지으면서 고자인 건 너무 슬프잖아. “경소원 씨는 나한테 관심 없다면서 왜 그렇게 계속 봅니까.” “그건…… 그냥 우강준 씨가 너무 곤히 자서 본 것뿐인데요.” “그렇다기에는 시선이 너무 특정한 곳에만 머무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때 그건 프링글스 통이었는데……. “궁금합니까? 내가 고자라는 소문이 진짜인지.” *** “누굽니까, 그 말 가르쳐 준 사람.” 마른침을 삼키며 초조하게 뒷말을 기다리는데, 강준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입술은 입술로 막아야 한다는 말.” 거침없이 잡아당기는 힘에 손목이 확 끌렸다. 균형을 잃은 몸이 앞으로 휘청였다. 집요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꾹 쥐고 있던 주먹이 힘을 잃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방금 전 짧은 입맞춤과는 밀어붙이는 것부터 달랐다. 하지만 멈추고 싶은 건 아니었다. 거친 손가락이 달아오른 귓불을 슬쩍슬쩍 매만지자 숨이 가빠졌다. 해소되지 않는 열기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몸을 들썩이기만 하던 소원은 결국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