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싶어? 그럼 나도 당신을 만지게 해줘.” 마물 토벌에서 아끼던 제자를 잃은 기드나. 슬픔에 방황하던 그녀는 사교계에서 제자 아르샤와 똑 닮은 남자를 발견한다. “아르샤?” “하, 하다 하다.” 별게 다 달려드네. 그의 조소 어린 혼잣말을 기드나의 예민한 청각이 잡아챘다. “태생부터 고상한 신사들은 이렇게 앞뒤 없이 달려들어도 받아주었나 본데, 이걸 어쩌지, 난 말만 공작이지 근본이 없는 건 변하지 않아서.” “그게 무슨….” 7년 전에 죽은 줄 알았던 제자가 살아 있는 것도 놀라운데 언제 공작위까지 받았단 말인가. 그리고 어째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인가. *** 본인의 부정에도 기드나는 공작이 제자라 확신하고. 그의 기사단에 입단한 그녀는 조사 끝에 공작이 마물에게 세뇌 당했다는 걸 알게 된다. 다행히 소드마스터의 기운으로 정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지만, 기운은 살끼리의 접촉으로만 전달이 가능한데……. “저, 주군, 혹시 한 번만 더 손을 잡아도 되겠습니까?” “뭐야, 첫날이라도 그렇지. 아까부터 왜 이렇게 적당히를 몰라.” “각하, 어떠신가요?” “…뭐가?” “별 느낌이 없으십니까?” “어떠냐니 그, 그걸, 직접 듣고 싶은 거야?” 그런데, 공작의 반응이 어딘가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