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거 알죠? 빨리 진정시켜요.” 솔아는 일부러 냉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마찬은 아랑곳없이 취한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었다.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책임져야지.” “뭐라구요? 그건 혹시 잘못될까봐 주물러 준 거잖아요.” “그래. 지금도 쓰러질 것 같아. 그러니 당신이 살려줘.” “하….” 솔아는 할 말을 잃었다. 술을 마셔서 그런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가만히 눈만 감고 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늑대로 돌변한 이 남자. 그녀는 어찌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허락하지 않는다면요?” “내일 아침 뉴스에 나오는 거지. 백마그룹 부회장, 갑자기 쓰러져 어쩌고저쩌고!” “네? 그렇다고 쓰러지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있어. 뉴스 못 봤어?” “네. 못 봤어요. 그러니 찬물에 샤워하고 쫌 참아….” 그러나 두 사람은 얼마 못 가 서로를 끌어 안고 키스를 했다. “아아….” “훗. 나보다 당신이 더 급한 것 같은데?” ♡♡♡ 한 달 뒤 회장 승계를 위해 가짜 약혼녀가 필요한 재벌남 백마찬, 돈이 필요해 그의 약혼녀가 된 인턴사원 모솔아. 그러나 분명 가짜 약혼 관계인 그들의 몸은 이성과 달리 첫날 밤부터 진짜를 갈구하게 되는데... 진짜인듯 진짜가 아닌, 진짜가 아닌듯 진짜인, 부둥부둥 달달한 동거생활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대표님, 그거 잘해요?” “글쎄, 상위 1%는 되지 않을까?” “상위 1%요?” ‘이를 어째. 난 해본 적이 없는데.’ 하린은 입을 틀어막았다. 피식 입꼬리를 올린 도훈이 그녀의 턱을 슬며시 들어 올렸다. “무섭나? 잡아 먹힐까 봐?” 턱을 잡은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압도적인 분위기에 하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아뇨. 걱정돼서요. 제가 너무 서툴러서 대표님이 실망하면 어쩌나, 흥미가 떨어지는 건 아닐 까 염려돼요.” “걱정 마. 내가 잘하니까.” 도훈은 그녀의 눈을 지그시 응시하며 낮게 웃었다. 그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자신감 그 자체였다. . . . “나도 재벌남 만날 거야!” 부잣집 여자에게 남친을 뺏긴 강하린의 홧김 선언. 목표는 자수성가 CEO 차도훈, 블루테크의 냉정한 대표님. 하지만 그녀의 야심 찬 계획은 첫날부터 틀어진다. 그녀의 계획을 실시간으로 엿들은 도훈 때문에. 도훈의 철벽 방어와 짓궂은 반격에 포기 직전까지 갔지만……, 어이없게도 이 남자가 먼저 넘어왔다. 야한 꿈을 꾸질 않나, 급소를 맞질 않나, 결국 혼자서 제대로 넘어가 버린 대표님. 그런데 이 남자, 미쳤다. 사귀고 나서 너무 잘해준다! 몸살 나게, 배꼽 빠지게, 병 맛으로. 냉정한 카리스마 뒤에 숨어 있던 허당 + 능글 + 오직 한 사람만 바라보는 찐 사랑꾼 대표님. 예측 불가 기상천외한 데이트로 지루할 틈이 없는 ‘잘해주는 대표님’과의 간질간질 로맨스.
“5개월 전이더군.” 지혁의 말이 명치를 찔렀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배를 향했다.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었다. “지금…… 우리 아이까지 의심하는 거 아니죠?” “우리 아이? 그런데 뭘 보고 믿어야―” “그만 해요! 후회할 말 하지 말라고요.” “후회? 당신은 날 참 몰라. 현지혁 인생에 후회란 없어. 이제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야. 내가 후회하는 날이 있다면 그건 내가 죽는 날이겠지!” “보름이 아빠…… 정말 왜 그래요!” “보름이 아빠? 그 말은 그놈한테 해야지. 안 그래요, 서다연 씨?” “흡.” “내가 틀린 말 했나. 아니면, 같이 자긴 했는데 아이는 내 애라는 건가.” “그만하라고요!” 쫙— 따귀 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미안해요, 지혁 씨.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이 뺨을 쓸어내기 무섭게, 지혁은 매몰차게 내쳤다. “내 몸에 손대지 마. 역겨우니까!” * ― 증상이 생겨 침대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꼭 보호자가 곁에 있어야 합니다. 보름이, 우리 보름이가 위험했다. 거실에는 ‘아빠가 아니라고 한’ 남자가 있다. “지, 지혁 씨…….” 생존의 몸부림이었다. 자신을 부정한, 비정한 아빠를 향한 보름이의 외침이었다. 그러나 발소리는커녕,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자기 아이가 아니라서 상관없다는 걸까. “하…… 하…….” 강력한 압박이 숨통을 조였다. 뱃속에서 보름이가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 아빠에게 화가 나, 아이가 떠나려는 것만 같았다. “아니야, 보름이가 잘못 들은 거야. 아빠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다연은 가슴을 세게 쳤다. 그 충격으로라도 목소리가 튀어나오기를 바라며. “지…….” 한 음절. “혁…….” 또 한 음절. 다연은 마지막으로 목 부근의 가슴을 세게 쳤다. 마침내― “지혁 씨, 살려줘요. 보름이가 위험―” 온몸의 힘을 쥐어짠 문장이 터져 나오자마자, 다연의 몸은 침대 아래로 기울었다. 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