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님, 더 이상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엘리네는 자신의 몸은 소생시키지 못했다. 마지막 남은 희망은 북부 마왕의 심장뿐. 10여 년 동안 그녀는 언제나 그의 목을 비틀고 심장에 검을 박아 넣어 가장 잔인하게 숨을 끊어놓는 상상을 했다. 북부 마왕. 그는 부모님을 죽인 원수이니까. 하지만 북부 마왕 에디즈는 거래를 입에 담았다. “치료를 위해서 나랑 한가지 거래하지 않겠나?” “거래요?” “그래. 완치될 때까지만 나의 아내가 되어줘.” “그게 무슨!” 엘리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를 냈다. 그런 그녀가 무색하게 에디즈는 별일 아니라는 듯 여상히 말했다. “말 그대로야. 목숨값으로 나의 아내가 되어주었으면 해. 기간 한정으로 말이지.” “하.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엘리네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을 터트렸다. “음. 적어도 나한테는.” *** 시한부 여주와 트라우마 가득한 북부 마왕의 다소 이상한 만남. 오직 서로의 이득을 위한 결혼. 하지만…… 점점 마음이 가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