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용주
용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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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비

*교전비 : 옛날에 혼례(婚禮)를 치른 신부가 시집가면서 함께 데리고 갔던 여자종. 교전비였던 어미의 팔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이도은. 대선을 앞둔 정치인 아버지의 혼외자로, 집안의 뒤치닥거리나 하는 노예 취급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새어머니의 지시로 이복동생인 소미의 맞선 자리를 몰래 지켜보게 되고,  상대로 나온 남자로부터 이상한 심부름을 부탁받게 되는데. “이름 예쁜 이도은 씨, XX 사 와요. 모시는 고용주, 결혼식 전까지는 멀쩡하게 식장에 들어가야지. 부른 배로 들어가는 건 좀, 그렇잖아?” 재계 영향력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금인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도인성. 고고하고 바른 이미지라더니, 멀끔한 가면을 쓰고 그동안 사람들을 속여 왔던 건가. 첫 만남에 혼란스러운 것도 잠시, 소미와 인성은 예정대로 결혼 준비에 나선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소미가 식물인간이 되고, 인성은 혼담을 무르며 대신 도은에게 예상치 못한 제안을 하는데. “나는 이도은, 너를 가지고 싶습니다. 첫눈에 그런 마음이 들었어. 난, 가지고 싶은 건 다 가져야 하니까.” 그가 내민 손을 보며 도은은 직감했다. 더는 서녀로, 교전비로 살지 않아도 될 기회가 왔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제 진짜 이도은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왔음을.

그의 거짓이 되어

서도는 아무 사이도 아닌 수화 때문에 오랜 정혼을 깬다.“쉽지 않은 결정이었어. 무슨 말이라도 해야지. 아무런 생각이 안 들어? 나는 생각이 꽤 많아지는데.”이 말을 하는 그의 눈에 애정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는 떠보기만 할 뿐 정수화를 좋아한다든가 사랑한다든가 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어떤 때는 다정하게 굴다가, 또 어떤 때는 차갑게 굴다가, 또 다른 때에는 사랑하는 이를 대하듯 예쁘게 웃는 남자.사랑할 수밖에 없는 남자.“날 사랑해요?”용기 내어 물어본 말에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정수화는 자신이 가치가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있다면 어떤 가치가 있지?”“…….”“내가 원하는 너의 가치는 바로 몸이야. 마음이 아니라 몸.”이런 못된 남자를 떠나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 *이서도를 버린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 그가 나타난다.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하며.“이정선이 되어 주세요.”그렇게 수화는 그의 가짜 사촌 동생이 된다.이번에도 수화는 서도가 저를 사랑하는 거 같다.“네가 원하면 수백, 수천 번, 무슨 말이든 다 해 줄 수 있어. 사랑해, 사랑해, 수화야. 만족해?”여전히 못된 말을 일삼으며 수화를 흔드는 이서도.그는 정수화를 향한 사랑을 인정할 것인가, 끝끝내 부정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