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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싸이코에게 납치 환승당했다

19금 피폐 소설에 빙의했다. 린지 샬럿 에버그린이라는, 소설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인물로. 시골 휴고스에서 평화롭게 살며 약혼자 케이든과 결혼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수도로 올라간 케이든이 날 배신하고 백작가 영애에게 환승해 버렸다. 그렇게 버려져 혼자 질질 짜고 있을 때. 내 사촌, 레지 엔니프 디 발렌틴이 다가왔다. “린지, 난 당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어요.” 뭐든 할 수 있다니, 과한 친절인 건 아닌가 싶었지만 워낙에 상냥한 사람이라 그런가 싶었다. 다음 날 아침, 그와 같은 침대에서 눈을 뜨기 전까지는. 욕망이 그득한 금안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그에게 가족끼리 이러면 안 된다고 소리쳤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런 개 같은 소리는 그만해 줘, 린지. 생각해 봐, 너랑 내가 가족일 리 없잖아.” 사실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는 내 이복 언니의 친엄마의 언니의 의붓아들이었으니. * 그렇게 레지에게 감겨 어영부영 결혼한 후에야 알았다. 케이든이 백작 영애에게 환승하고 그가 내게 다가온 일련의 과정이 모두 그의 계략이었음을. 그런데 여기서 더 환장할 부분은, 그가 소설 속 왕실을 쥐고 흔드는 흑막이었을 뿐만 아니라. 여주를 감금하고 학대하는 최종 빌런, 슈네스 공작이었다는 것이었다.

후궁 암투 고인물은 시집살이한다

전생에 후궁 암투 최종승자였던 여주, 현생 최하급 서녀에 빙의해 시집살이에 시달리다. *** 나에게도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다. 태양은 얼마든지 새로이 뜨고, 꽃은 다시 피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던 적도. 은혜를 베풀면 보답받고, 관용을 베풀면 사과가 돌아오리라 믿었던 적도. 그러나 지금은…… “건들면 죽인다.” 황후를 보좌해 후궁암투 최종 승리자가 된 나, 송목란. 그러나 끝에는 황후에게 배신당해 극약을 마시고 목숨을 잃었다. 깨어났을 땐 허씨 가문 서녀 허모연이었다. 아버지는 말단 관리지만 첩은 줄줄이. 생모는 이미 목숨을 잃었으며 신분도 비천해, 나는 집안에서 가장 천대받는 자식이었다. 게다가 약골로 태어나 방 안에 틀어박혀 살아 존재감도 없었다. 말 그대로 콩가루 집안. 괜찮다. 이번에는 조용히 살기로 마음먹었다…… 만? “천한 거렁뱅이의 자식 주제에.” “귀찮게 굴지 말고 어서 콱, 죽으렴.” 아, 놔봐. 잠깐 얘네만 조지고. [냉혈침착 계략녀 여주X미친괄괄이 광견병 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