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준희
모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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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약 결혼의 결말은

“분명히 말해둘게. 민연준. 이런 일, 그러니까 원나잇. 나한테는 별거 아니야. 자주 있는 일이라고. 그러니까 그 어떤 의미도 두지 마. 알겠어? 그리고 나…. 곧 결혼해.” 몇 번이고 품었던 그 황홀한 감촉이 채 가시기도 전에 들려오는 차가운 목소리. 연준은 처참하리만큼 슬픈 눈망울로 감당 못 할 말들을 내뱉는 제희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너무도 달라져 버린 모습에 당황할 겨를 따윈 없었다. 희대의 망나니 이강민에게 제물로 바쳐지기 직전인 제희를 구해내야만 했다. 그토록 찾아 헤맸던 그녀를 다시는 놓칠 수 없었으니까. “결혼? 너 그 결혼 못 해. 나 아닌 다른 새끼랑 결혼하는 일 따위, 네 인생에 없다고.” 잠시 상처를 주더라도 영원히 붙잡고 싶었다. 제희를 제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용서를 구할 수 있는 다음 기회 같은 건 없음을 알기에.  그렇게 연준은 계약 결혼이라는 얄팍한 수로 거칠게 제희를 유혹했다. “이게 뭐야?” “혼인 신고서. 나랑 결혼하자, 고제희. 선주로 팔려 가기 전에 구해줄게. 딱 5년만 내 옆에 있어.” “뭐…?” “못 알아들어? 날 이용하라고. 얼마든지 이용당해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