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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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찬란한 나의 사슴에게

평화롭던 왕국에서 일어난 피의 반란으로 목숨만 건진 채 낯선 대륙에 발을 딛게 된 공주, 엘루아. 찬란하게 빛나는 은빛 머리칼과 신비로운 은색 눈동자.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운 외모는 그녀를 어디서든 주목받게 했다. 하지만 허울만 남은 공주에게 아름다움은 독일 뿐, 엘루아는 살기 위해 남장을 한 채 길을 떠난다. 그러던 중 괴한에게 쫓기다 강물에 빠진 엘루아는 한 소년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낯선 땅에서 처음으로 제게 호의를 보인 소년, 레온에게 점차 마음을 열던 엘루아는 레온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동안 즐거웠니, 레온. 친구인 척 데리고 노니 즐거웠냐고.” 풀지 못한 오해만을 남긴 채 레온은 졸업을 위해 수도로 떠난다. 그렇게 친구 관계가 영영 끝나 버린 줄만 알았던 어느 늦은 가을날. 남자가 되어 돌아온 소년의 지독한 집착이 시작되었다. * * * 왜 하필 너였을까. 사냥터에서 마주친 사슴을 보고 문득 떠오른 녀석의 생각에 주저하는 사이 사슴은 다른 이의 손에 목이 꺾였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 손으로 직접 거뒀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이토록 오래 후회가 남지는 않았겠지. ‘기회란 말이지, 머뭇거리는 순간 놓치는 법이라고.’ 그래, 엘. 어린 사슴은 죽었지만 넌 내 곁에 있잖아. 내 땅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잖아. 네가 남자든 여자든 더는 상관없어. 그러니 은빛 찬란한 나의 사슴…. 널 온전히 가질 수 없다면 네 목을 부서뜨려서라도 가져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