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저
정소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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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의 여식은 악귀를 품는다

천한 핏줄에 영험한 힘을 지녀 태어난 아이. 그렇게 철저하게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살았던 진이령. 유일하게 택할 수 있었던 건, 오직 죽음이라 그렇게 여인은 스스로 끝을 맺었다. ‘하늘에 있어야 할 것이 땅에 머물고 있으니, 그건 곧 악귀가 되리라.’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탁해진 진이령의 혼은, 마침내 ‘악귀’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세상 밖으로 나온 악귀는, 절명직전의 어느 반가 댁 여인에게 빙의한다. 죽을 날만 받아 놓고 살던 윤예림. 작야에 분명 죽을 것처럼 숨이 넘어가고 정신을 잃었는데…… 이리 다시 눈을 뜨니 그저 꿈만 같았다. “……당신, 누구야.” “네……?” “누군데 자꾸만 이리 얽히는 겁니까.” 새 삶을 얻었다는 들뜬 마음도 잠시, 왠지 모르게 신경 쓰이는 사내, 진하운을 만나고 자꾸만 이상한 일을 겪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기억이 보이고, 사람의 것이 아닌 형체를 마주하고, 악몽에 시달려 밤잠을 설치기까지.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당연히 무사해야죠, 누가 저를 지켜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제 곁에는 그가 있었다. 아무렴, 그가 제게 숨기는 것이 있대도 저를 볼 때마다 다른 이를 생각한대도 상관없었다. 이 지나친 우연의 끝은 무조건 필연일 테니까. 일러스트 - 고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