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해! 절대 검은 머리 붉은 눈과 어울려서는 안 돼!” 그토록 내가 안 된다고 말했건만. 결국 망할 오빠가 흑막과 절친이 되어 돌아왔다. “아네스, 인사해! 아카데미에서 사귄 내 친구야. 방학 동안 우리 집에 잠깐 머물기로 했어.” 인사는 얼어 죽을 인사! 너 저승과 인사하고 싶니? 게다가 자기만 죽나? 그 길로 우리 가문도 와장창 망한다. 어쩔 수 없다. 이 멍청이를 나 아니면 누가 구해? *** “저희 오빠랑 친하게 지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흑막과 오빠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애를 썼지만, 둘 사이가 생각보다 굳건했다. 안 돼! 이대로 가다가는 꼼짝없이 비극이다. 결국, 고민 끝에 최후의 카드를 내밀었다. “오빠 말고 저는 어떠세요?” “뭐?” 가문의 힘이 필요한 거라면 오빠 말고 나도 괜찮지 않나? “제가 오빠보다 뭐든 더 잘해요! 그러니까 오빠 말고 저랑 해요. 뭐든.” 그런데……. 나 우리 오빠도 살리고, 가문도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