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서였던 나는 교통사고 끝에 웹 소설 속 악역 ‘메리엘 프림로즈’에 빙의했다. 이 사실을 깨달은 나는 곧 절망했다. 메리엘은 나조차도 미워했던 악역이었으니까. 그런 등장인물에 빙의하다니,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 ‘저런 마녀도 친구라고 초대하다니. 릴리안 양은 참 착하기도 하죠.’ 악역답게 빙의하자마자 사람들에게 미움받았고, “파혼하지. 난 데이지 릴리안을 사랑해.” 메리엘의 전 약혼자이자 남자 주인공, 에델가르드 반트 공작에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파혼당했다. 거기다 내년 봄까지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진정한 사랑을 받지 않으면 죽는다는 시한부 선고까지 받아버렸다. 그런 고통 끝에, “약혼자 되찾아야 하지 않겠어요?” “…….” “뭘 망설이지? 도와주겠다잖아, 이 키이스 하르트가.” 제국의 가장 아름답고 위험한 탕아. 키이스 하르트 공작이 내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가, 그대를 사랑하게 만들어 줄게.” 나는 죽지 않고 살고 싶었다. 사랑받으면서. 내 해피엔딩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