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고 생각한 순간, 무협소설 속 똥독 오른 시비 마산산이 되어있었다. "교에 돌아가서 방법을 상의해보마." 저기요, 그 '교'라는 게 설마 내가 아는 마교는 아니겠죠? 정파에 잠입한 마교 첩자라니… 팔자 한 번 사무치게 환장스럽다. *** "두 번씩 말하는 것은 질색이다." 이미 살얼음판이거늘 남주의 지명에 그의 처소 담당까지 되어버렸다. 무려 남주니까, 죽음만은 피하게 해주지 않을까? 그렇다면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 “외당 제자를 공격한 자가, 너냐?” 그가 범인으로 날 지목한다. *** 그랬던 모용세휘의 태도가 어느 날 180도 바뀌였다. “눈에 뭐라도 들어간 건가.” 훌쩍, 단이 높은 수련장에서 내려온 그가 나를 향해 바짝 다가섰다. “이리 얼굴을 돌려봐, 햇볕에 비추어보면.” 허리를 끌어당기는 커다란 손과 목덜미에 얹어진 손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걱정을 담은 푸른 눈이 얼굴 위로 기울어지자, 심장이 불편스럽게 펄떡거렸다. “아니, 잠시만요.” “가만있어.” 그의 몸을 달군 열기가 맞닿은 살갗을 타고 뜨끈히 전해져왔다. '이 인간이 미쳤나, 대체 왜 이러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