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엄마. 아버지의 폭력으로 엄마 없이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던 정현은 그대로 동생 예준과 함께 집을 나선다. 겨울바람을 맞아가며 골목을 둘러보던 찰나, 드디어 눈에 띈 낡은 여관 한 채. 안으로 들어서자 손만 흔드는 꼴이 영 달갑지 않은 또래 남자아이를 마주하게 된다. “안녕.” 그 애를 뒤로하고 들어선 방 안. 쿰쿰한 곰팡내와 벗겨지고 누렇게 변한 벽지, 언제 세탁했는지 알 수 없는 이불. 그렇게 허름한 여관에서 애써 적응하며 지내던 어느 날, 빨래방에서 그 애와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다. “나는 이이영. 넌?” “…차정현.” 첫인상이 맘에 들지 않았던 이영에게 늘 반감이 있었던 정현은 평소 이영을 잘 따르는 예준 때문에 억지로 같이 밥을 먹게 되고. “내가 너랑 왜 먹어야 되는데.” “네가 줬으니까 네가 책임져야지.” 같이 목욕탕까지 가게 된다. “너 X나 하얗다.” “왜 보는데?” “네가 눈앞에 있었잖아.” 그렇게 투닥거리며 일상을 함께하게 되는데. “아빠 찾으러 시작된 방랑이야. 도망이기도 하고.” 정현은 자신과는 또 다른 상처로 방랑자 생활을 하는 이영에게 마음이 쓰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각기 다른 상처를 안고 여관에서 만난 두 사람. 과연,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