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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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인터뷰 (Romantic Interview) (외전)

“왜 말끝이 짧아요?”“동갑이라며. 너도 짧게 하든가.”스무 살, 과외 교사와 학생으로 만난 동갑의 희재와 완. 티격태격, 시비만 가리던 첫 만남 뒤로같은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우정이라는 마음의 색깔이 달라져 버렸다. “앞으로 내가 지켜 줄게. 너희 아버지처럼, 히어로가 되어 준다고.”“나도 최완, 널 지켜 줄게. 네가 길 위에서 멈춰 서지 않도록.”서로에게 서로가 구원이라, 운명이라 확신했지만 얄궂게도 그 구원은, 운명은 사이를 가를 정도로 덧나고 깊어지는 상처가 되어 버렸다.그리고 14년 후, 상처 위로 갖은 기억이 덮이고 덮였을 때,둘은 재회하게 된다.“아직도, 여전히 카페 라테만 마십니까?”“아뇨. 이제 라테는 안 마십니다.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법무법인 대표 변호사와 그를 취재하는 신문 기자로.“김준교 교수, 사랑하니?”“너 박채아 본부장 만나는 거 아니었어?”그것도, 둘의 곁에 각각 다른 사람을 세운 채로.“사실 나 거짓말 못 해.”“…….”“유희재, 좋아해. 도망가지만 마라.”“14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과연 둘은 서로를 지켜 주겠다는 그 약속을 마침내, 기어코 이뤄 낼 수 있을까?

가을의 연애

가을처럼 청량한 그 아이가 있었다. 떠들썩하게 ‘세기의 이혼’을 한 아버지의 첫사랑, 어머니를 따라간 그곳에. 유난히 새하얀 피부와 맑은 갈색 눈동자를 가진 그 아이가.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철없는 주먹질을 했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멀고 먼 곳으로 쫓겨나길 자처했다.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가 된 후에야 다시 돌아온 한국. 오랫동안 기다리고 찾아 헤매던 그 아이는 여전히 눈길을 사로잡았고. 철없던 소년 주진웅은 그 사이, 이가을을 욕망하는 남자가 되었다.

강한 꽃

“이서희, 나 이젠 친구 아니야. ……남자야.” 그의 부드럽게 굵은 저음이 서희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가 내뿜는 뜨거운 숨결은 온몸 구석구석을 관통하며 신경을 마비시키는 듯했다. 그 흔하디 흔한 사랑의 고백을 내뱉기까지, 참 길고도 긴 세월이었다. 서희를 살게 한 남자. 뜨겁도록 저릿해지는 건 몸 뿐만이 아니었다. 뻐근할 정도로 아려오는 것은 심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