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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눈뜨다

치현에게 욕망이라 생각했던 마음의 끝은 낯선 감정인 사랑이었다. 후회와 그리움 속을 헤매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아혜를 마주했지만 그녀에겐 이미 다른 남자의 향기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럼에도 욕망보다 더 강렬한 감정을 깨우쳐 준 그녀를 그는 놓을 수 없었다.아혜에게 그는 죽음보다 간절한 사랑이었다. 외면받은 서러움과 원망 속에 허우적대던 그녀를 살린 건 치현을 향한 애틋함이었다. 그러나 욕망은 아혜를 배신했고, 다시 마주한 치현은 그녀의 설렘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정하고 있었다.

그땐 미처

[15세 개정판]사랑 경력 12년.아홉 살 이후, 서준 외에는 누구도 마음에 담아 본 적 없던 주하는서준이 갑자기 욕실로 들어오자 당황한다.“윤주하! 나 아직도 좋아하지? 아니, 사랑인가?”차갑게 정곡을 찌르는 말에 대답하지 못하는 사이서준이 주하의 손을 끌어당겨 그녀의 입술을 삼키는데...미처 사랑인 줄 몰랐던 운명적 이끌림 《그땐 미처》

구애

“나를 미치게 만드는 이 몸을 원해. 이하윤.” 까만 눈동자에 서린 욕망을 본 하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여전히 떨린다고 해도, 아직 사랑이라고 해도 비수와 같은 감정이다. 명현을 사랑함으로써 모든 것을 잃어버렸기에, 사랑이든 욕망이든 받아들일 수 없었다. 복수를 위해서라도 절대 안 되는 일이었다. “…싫어.” “어머니 살려야지 않겠어? 어린 동생은 어쩌고?” “…….” “살고 싶으면 벗어.” 치욕적인 이야기에 하윤은 이를 악물었다. “미친놈.” “서로 미쳤으니까 최고의 조합이지.”

독 <毒>  광애

#운명적사랑 #집착남 #동거그녀의 존재 이유가 사랑이었고 욕망이었다.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독이었다.서연- "이건 사랑이 아니야. 서로를 병들게 하는 독이야."정우- "맞아. 너는 나에게 독이야. 그래서 나는 너를 절대로 놓을 수가 없어!! 죽어도 놓을 수 없어!"[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짙은 여울

처절한 상처와 심장이 짓이겨지는 고통 속에 선택한 이혼.  아릿한 세월과 6년 만에 나타난 전남편 태환은 서현에겐 잔인한 충격이었다. 죽음과도 같았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어린 딸, 해수를 지키기 위해 그녀는 태환을 밀어낸다.  미련한 심장이 그를 향해 뛴다고 하더라도 지옥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릴 거지 같은 사랑 하나 믿고 폭풍 속으로 발을 디딜 자신이 없었다. *** “한 번만 더 헛소리 지껄이면 가만 안 둬!” “……” “내 아이가 이진후 딸이라고? 감히 나를 속여?” 형용할 수 없는 깊은 분노가 가득한 태환의 눈빛을 마주하자 서현은 순간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눈앞이 캄캄해지자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원하는 건 이해수가 아니라 강서현이야. 좋게 말할 때 돌아와.” “미쳤어?” “네가 있어야 할 자리는 항상 내 옆이야.” “……” “이태환의 아내이자 해수의 엄마 강서현으로 살아. 평생!” “싫어! 죽어도 그럴 수는 없어.” 태환의 입술 끝이 비릿하게 올라갔다. 그는 서현을 향해 한껏 고개를 수그리며 스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택권은 없어. 너는 죽어서도 내 여자야.”

붉은 변주

“길들인 거야. 또 길들여졌고.”강윤은 죽을 만큼 인서를 갈망했다. 또한 그녀가 저와 같은 감정을 새기도록 모든 상황을 꿰맞췄다. 서로가 아니면 살아갈 수 없게.삐뚤어진 욕망과 소유욕이라 손가락질하더라도 상관없었다. 강윤에게 그녀는 간절한 바람이고, 목숨줄이었다.“사랑해.”“이건 사랑이 아니야. 시간이 주는 착각이고 집착이야.”그들의 시선이 얽히면서 가슴속 복잡한 마음도 살아 움직였다.버릴 수 없는 미련 사이에 자리 잡은 감정.사랑하면서 원망하고 동시에 그리워하는,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아릿함이 두 개의 심장을 스쳤다.

사랑을 끊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육체적 관계뿐이야.’ ​ 사랑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연인이 아니어도 좋았다. ​ 약혼자가 있는 남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규헌과의 관계를 끊어 낼 수 없던 민영. 다음 날 아침이면 사라질 그라도 그의 밤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지만. ​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저 결혼하거든요.” ​ 이 외사랑을 이어 나가기에 민영은 너무 지쳐 버리고 말았다. ​ “우리 제법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 진심이야?” ​ 잡아 줄 거라는 기대마저 부질없게 하는 차가운 목소리, 그러면서도 저를 잡아먹을 것 같은 뜨거운 시선. ​ “의미 없이 몸만 탐하는 관계, 지겨워졌어요.” ​ 그의 마음까지 가지고 싶어 사랑을 끊어 냈다.

사랑 따위

“오늘 밤 어때?”  가슴에 새긴 사랑이 혜원에게 남긴 건 배신과 상처뿐이었다. 지긋지긋한 사랑을 지우고 허울 좋은 약혼을 끝내기 위해 그녀는 우연히 만나게 된 동창, 진우에게 손을 내민다. 그런데 친구 같은 남자가 되어 달라는 혜원의 제안과 달리 진우의 발걸음은 거침없었다. 또 무척 뜨겁고 아찔했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 싶은 마음 변하지 않았지?” “응.” 혜원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진우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유혹하듯이 그녀의 뺨을 스치고, 살짝 벌어진 입술을 어루만졌다. 그의 가슴에서 피어오른 열망 어린 감각은 이 순간 더욱 커가고 있었다. “혜원아, 너를 보면 달콤한 향기가 나. 입술은 물론이고 온몸에서 거부할 수 없는 냄새가 흘러.” “…….” “사랑 따위 지우려면, 네가 당한 만큼 갚아주려면 친구 같은 남자로는 안 될 거 같아.” “그러면?” “침대를 함께 쓰고, 밤을 보내는 남자 같은 친구가 돼야지.” 미풍에 휘날리는 남성적인 체취와 아찔한 제안에 혜원은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저녁 하늘에 자리 잡은 별 무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시야가 부서지고, 이성은 하얗게 타들어 갔다.

지우고 새기다

‘미치도록 지우고 싶었다.’ ​ 준원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싶었던 리현. 그러나 견딜 수 없는 모욕으로 제 영혼을 지우고 차라리 기억을 잃은 척했다. ​ ‘미치도록 되돌리고 싶었다.’ ​ 오랜 친구의 말만 듣고 아내인 리현을 외면했던 준원.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그는 3년 전에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시간을 되돌리려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찾아 헤맨 끝에 기적처럼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 그사이 낯선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는 리현. ​ “기억나지 않아도 상관없어. 다시 시작할 거야. 사랑도, 결혼도.” ​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난 기억을 지운 여자와 과거를 되돌리기 위해 지난 기억을 되새기는 남자. 두 사람의 애절한 로맨스, <지우고 새기다>!

불순한 소유

“내 옆에서 평생 속죄하며 살아. 잃어버린 아이 몫까지.”병원 이사장이자, 오랜 사랑인 태헌의 목소리에 수인은 눈을 질끈 감았다.사랑했기에 그를 떠났고, 깊은 상처와 고통도 견딜 수 있었다.그러나 모든 비밀을 알아버린 태헌은 감당하기 힘들었다.“……그럴 수는 없어.”“선택할 권리는 없어. 어머니를 살리고 싶으면 내 말대로 해.”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린 느낌이다.올가미에 걸린 짐승처럼 그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나쁜 하룻밤

“잊을 리가 없지. 아이의 아빠를 잊을 엄마는 세상에 없으니까.”태준을 마주하는 것만으로 눈시울이 달아오르며 복잡한 감정이 치밀었다.그를 아직도 사랑한다는 걸, 서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아이 아빠라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네요.”태준은 여동생의 남자였다.끔찍한 지옥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뒷걸음질 치며 그를 외면한다.“모른 척하시겠다?”“도하는 그쪽과 상관없는 내 아이예요.”3년이 지난 그는 잔인했다.도망갈 수 없는 덫을 쳐 놓은 채, 서하를 옭아맸다.“쫓겨난 것도 모자라 아이마저 뺏기고 싶어?설마 최루아 손에서 아이가 크는 걸 원하지는 않겠지?”“우리의 결혼이 너에게는 유일한 기회야.”

불온한 하룻밤

연인의 배신을 목격한 채율.지독한 기억을 잊기 위해 그녀가 선택한 건,낯선 남자와의 충동적인 만남이었다.​“꽤 실망했어. 그렇게 가 버려서.”​하지만 단 한 번의 일탈로 끝날 줄 알았던 채율의 앞에그 남자, 이준이 다시 나타나는데…….​“혹시 돈 필요해?”“뭐?”“그쪽한테 관심 없으니까 돌아가.”“왜 이렇게 날카롭게 변했지?”​마치 자신을 잘 아는 듯한 이준의 말에채율은 묘한 감각이 떠오른다.어딘가 익숙하고도 먹먹한 느낌.​“……무슨 말이야?”“내가 알던 네가 아닌 것 같아서.”​마주한 이준의 눈에 짙은 소유욕과 아릿한 무언가가 일렁였다.​“그래서 더 끌리지만.”​마치, 불온했던 그날을 시작으로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사로잡힌 밤

“감당하기 힘들 만큼 거칠게 다루고 싶어.” 복수를 위한 유혹이지만 상관없었다. 사랑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멈추고 싶지 않았다. 상처를 새기는 발걸음이라고 해도, 진헌에게 여자로 남고 싶었던 수연. “원하는 바예요.” 영혼 깊이 그를 새겼지만, 불순한 욕심은 하룻밤으로 충분했기에 그녀는 차가운 가면을 쓸 수밖에. “부회장님과의 관계는 처음부터 단 한 번이었어요.” “누구 맘대로.” “……!” “복수든 사랑이든 시작한 이상, 끝은 없어.” 하지만 진헌이 쳐 놓은 덫은 이미 빠져나올 수 없는 족쇄가 되어 버렸다. “하룻밤보다는 결혼이 더 확실한 복수가 될 거야.” “…….” “지난밤처럼 날 잡아. 후회하지 않을 거야.” 사로잡힌 밤은 잔인했고, 결코 거부할 수 없었다.

너를 삼키다

“죽을 만큼 사랑할게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할게요.”   지독하고 맹목적인 사랑이었다. 차가운 외면과 처절한 무시에도, 이경은 성헌을 향한 사랑을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었다. 아이가 죽어 가는 그 순간조차, 다른 여자와 함께 있던 그를…….   “아이가 떠났는데 괜찮을 엄마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처음 있는 일도 아니잖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잊어버려.”   어긋난 사랑은 부질없다는 걸 깨달았기에, 그녀는 끝을 말한다.   “이혼해요. 이젠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시답지 않은 소리 그만해.” “날 짓밟는 사랑은 이미 끝났어요.”   성헌은 맹세코, 단 한 번도 이혼을 생각지 않았다. 힘겹게 버텨 낸 결혼을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었다.   “거짓말. 넌 나를 죽어도 못 놔.” “…….” “무슨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아.” “이미 헤어졌어요. 우린.”   뒤늦게 깨달은 사랑에 성헌은 후회로 몸서리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이경의 차가운 외면뿐이었다.

나쁜 욕망

“내가 너를 원하는 이상, 내 곁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어.”   쌍둥이 언니, 해리의 계략으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만 하는 소리.  심지어 해리를 사랑하는 지혁과의 결혼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결혼, 할 수 없어요.” “늦었어.”   소유욕이 드러나는 눈빛에 소리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순식간에 뻗쳐온 단단한 팔이 그녀의 팔목을 움켜잡으며 짓이겼다.   “윤소리, 이젠 아무데도 못 가.”   까만 눈동자에 서린 나쁜 욕망을 느끼며, 소리는 잠시 숨 쉬는 것을 잊었다.  복수의 칼날을 내미는 지혁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미친 계약

“결혼해.” 서진은 어느 날 갑자기 불어 닥친 폭풍처럼, 제 앞에 펼쳐진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수많은 상념이 뇌리를 스치고 속이 답답해 왔다. 머릿속에 새까만 먹구름이 차오르는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사랑하지도 않은 남자와 평생을 함께할 수는 없어요.” “평생이라고 한 적 없는데.” “네?” “아들을 낳아. 아이가 태어나고 1년이 되는 날, 이혼해.” 냉혹하리만큼 차가운 음성이 심장을 파고들자 서진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치밀한 준비를 한 건 자신이 아닌, 선후였다. 이해할 수 없는 다정함과 낯선 호의. 그리고 불온한 욕망까지. 한 달 전 보였던 모습 역시, 철저하게 준비된 계산적인 연극이었다.

감히, 사랑

"웃으라면 웃고 벗으라면 벗어.” 대한그룹의 후계자인 태진의 비서, 하현. 그녀는 태진의 욕망을 담아내는 그릇에 불과했다. 그 주제에 임신을 말할 용기는 없었다. 그의 약혼을 앞두고 불순한 관계를 이어갈 용기도 없었다. 태진에게서 도망치고 5개월. 완전히 끝난 관계일 줄 알았지만……. “아이를 데리러 왔어.” “!” “내 장난감도 포함해서.” 그는 결국 무서운 집착으로 하현을 찾아내고 말았다. “내 아이니까 지우지 않았겠지. 아이를 낳으면 더 큰 돈을 뜯어갈 수 있을 테니까.”   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오해와 함께. “너는 물론 아이 역시 고통 속에 살게 될 거야. 살아있는 게 괴로울 정도로.” “고통이라고 했어요?” “그럼 행복하기를 바랐어?” 태진은 하현의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말을 덧붙였다.   “고통스럽게 살아. 내 곁에서, 내 아내로.”

위태로운 동거

“우리가 뭘 해? 사랑?” 어처구니없는 목소리에 서윤은 입술을 깨물었다. 기억을 잃어버려도 아릿한 외면은 사라지지 않나 보다. “윤서윤, 대답해.” “서로 사랑해요. 아주 깊이.” “그럴 리가 없어. 숨기지 말고 솔직히 말해.” 심연과 같은 눈동자에 균열이 일자, 서윤은 마지막 동아줄을 부여잡았다. “돌아간다는 오빠를 내가 잡았어요. 울면서 애원했고, 그날 밤 함께 있었어요.” “....미쳤군.” 위태로운 동거를 이어 나갈 방법이 불온한 거짓뿐이라면, 선택 역시 하나였다. “시작은 욕망이었지만, 오빠 역시 나를 사랑하고 있었어요.” 이젠 돌이킬 수 없었다. 멍든 가슴과 사나운 욕망은 위극한 모래성을 향해 발을 내디딜 수밖에.

짙은 후회

남자에 미쳐 뭐든지 하는 천박한 여자. 결혼에 안달나 울고불며 애원하는 자존심도 없는 여자. 그게 바로 사랑에 눈 먼 차이현이었다. “거슬리지 않게 할게요. 그러니까 태하 씨 여자로 살게 해 줘요. 제발요.” 그러나 혼외자로 살며 복수의 칼날을 품고 살았던 권태하, 그의 가슴은 늘 얼음장처럼 차갑고 단단했다. “보는 것조차 거북한 여자와 어떻게 살아?” “내 몸은 싫지 않잖아요.” “뭐?” “시키는 대로 뭐든 할게요. 옆에 있게 해 줘요.”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엮여야 할 부부 사이에 배려는 없었다. 복수를 위한 도구로 이용될 뿐이라는 걸 알았고, 허울뿐인 아내로 조용히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지만. “이혼해요.” 그 마음이 감당되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 다른 여자가 낳을 아이까지 받아들일 순 없었기에.

불순한 탐닉

불륜녀라는 오명으로 모든 것을 잃은 여자, 지서윤. 스캔들을 해명하기 위해 찾아간 대한가에서 대한그룹의 유력한 후계자 강태준과 마주친다. 그리고, 악랄한 구렁텅이에 빠진 그녀에게 그가 손을 내민다. 치열한 잇속과 욕망을 송두리째 잠식하는, 하나의 조건을 걸고. 태준의 검은 눈썹 아래로 욕망 어린 시선이 일렁였다. “결혼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럴 거면 시작도 안 했어. 내 조건은 결혼이야.” 서윤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결혼, 할게요.” “나쁘지 않군.” 나른히 웃던 태준이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몸을 밀착했다. 그러고는 오만하게 읊조렸다. “벌려. 이제 네가 해야 할 일이야.”

새까맣게

“원하는 대로 다 할게요. 아이만 살려줘요.” 가혹한 거짓말로 떠나놓고, 해수가 재헌을 다시 찾은 이유는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 때문이었다.   “감당할 자신은 있고?” “물론이에요.”   하지만 오만한 착각이었다. 차가운 독설과 지독한 모욕은 참아냈지만, 아이가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를 안는 재헌은 감당할 수 없었다.   “헤어져요.” “지옥도 견디겠다고 했으니까 버텨. 애초에 시작은 너야.” “그래서 되돌려 놓으려고요. 이혼, 해요.”   결국 종속된 관계는 끝났고,   재헌을 기다리는 건 뒤늦은 후회와 그을린 진심뿐이었다.

본능의 온도

“본부장님이랑 키스보다 더한 짓, 하고 싶어요.” 희수는 기어이 오랜 짝사랑 상대인 승헌을 붙잡고 말았다. 욕망만 나누는 잿더미와 같은 관계라고 해도, 그를 가지고 싶었으니까. “감당하기 힘들 텐데?” “전혀요.” 나약한 진심이 본능의 화염이 되었을까, 승헌은 뒤틀린 미소와 함께 난해한 파편을 박았다. “원한다는데 파트너든 애인이든 해야지. 대신.” “.......” “끝은 내가 정해.” 이해할 수 없는 조건에 난해한 덩어리가 서걱거렸다. 혼란조차 알고 있다는 듯, 허스키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 손을 잡은 이상, 선택권은 없어.” 스산한 단언과 함께 승헌은 몸을 밀착했다. 그러고는 거침없이 파고들며 희수를 완벽히 잠식했다.

짓거리

“결혼할 사람이 있으면서 날 만났던 거야? 대체 왜?” “꼴려서.” 운명이라 믿었던 사랑은 처절한 배신으로 끝났다.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핑계로 떠난 태준은 리현에게 박힌 비수였다.  지독했던 그가 7년 만에 돌아왔다. 더 대담하고 위험하게. “복수하고 싶다며? 오늘 밤, 오피스텔로 와.” 거부할수록 끌렸고 도망칠수록 타올랐다. 무너졌던 관계는 이제 욕망 위에 다시 쌓였다. 음란하면서도 달콤한 짓거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