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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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부터 할까요

꿈에 그리던 파리에 도착한 은수는 우연히 만난 우진과 엉겁결에 함께 여행하게 된다. 몽환적인 야경과 주변의 얕은 소음, 불꽃들의 향연 속 어디선가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까지. 아름다운 센강이 흐르는 그날 밤, 두 사람이 입 맞추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너무도 충동적이었을까. 은수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우진을 두고 한국으로 떠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새로 발령 난 학교에서 우진을 마주하고 만다. “그냥 그 자리에 있어요. 어디 가지 말고 서 있기만 해요. 그럼 이번만큼은 내가 절대 놓치지 않을 테니까.” 도망치듯 떠났던 그때처럼, 그녀가 떠나게 두지 않겠다는 우진. 은수는, 더 이상 그런 그를 밀어낼 수가 없다. 직진밖에 모르는 남자와 새내기 교사의 봄처럼 따스하고 여름날의 아이스크림처럼 달콤 시원한 힐링 로맨스. * “지금껏 그날을…… 후회한 적 있습니까?” 은수는 발끝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모른 척하려 해도 무엇을 후회한 적 있는지 물어보는 그 뜻을 모르지 않기에. 그래서 그 일을 먼저 이야기 꺼낸 그를 보며 조금 놀라긴 했지만 대답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아뇨. 후회하지 않아요.” 어쩌면 그 한마디가 대단한 용기가 되었을까. “좋아합니다.” 우진이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자신이 하는 말에 그녀가 조금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아서. 이제는 이 욕심을 숨길 수가 없을 거 같아서 하는 말인데. “파리에서 했던 일 때문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만난 당신을 좋아합니다.” 다시는 그때 느꼈던 당신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받고 싶지 않아서. 당신의 마음을 얻고 싶어서. 이제는 그 옆자리에 내가 있고 싶어서 하는 말인데. “그러니 권은수, 이대로 날 밀어내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