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부산. 그 여름의 광안리에서.세상에서 유일한 제 편이었던 언니가 죽었다.광안리 해변에 언니를 보내 주었다.영도 언니를 따라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리고 그런 영을 멋대로 건져낸 남자.“한 번 죽었다 살아났다 아이가.인쟈부터 남은 인생은 덤이라꼬 생각해라.”남자의 말은 막무가내였지만영은 묘하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죽은 최미진이 안 있습니까.아무래도 현상금만 받고 끝날 일은 아니지 싶어가….”언니의 사건을 자살로 종결시킨 경찰의 통화.그 통화에서 영은 ‘문광파’라는 조직을 알게 된다.언니는 자살하지 않았다.죽이고 싶다. 언니를 죽게 만든 놈을 잡아서 복수해 주고 싶다.결국 영은 신분을 바꾸고 문광파에 접근한다. 그런데….당신 같은 사람이 왜 이런 곳에 있어?“김은하?”다시 만나면 꼭 전하고 싶었다. 그때는 정말 고마웠다고.그런데 이런 식으로 배신하는 게 어디 있어.“내는, 정국현입니다.”문득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어쩌면 이 또한 기회가 아닐까 하고.“앞으로도 제가 치료해 드려도 될까요?”속삭이는 목소리로 영은 말했다.은밀한 거래라도 되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