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대로 다 해 주고, 역시 나만 한 사람이 없죠? 딱 테미아 취향 아닌가.”그렇게 말한 건 다른 사람도 아닌 단짝 친구의 약혼자, 로웰이었다.과거, 반란을 일으켜 약혼자였던 친구를 죽게 만들고결국엔 왕국을 불태워 제 삶까지 위협했던 악독한 남자.‘단 한 번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 미친 남자로부터 너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그래서 이번 생이야말로 두 사람의 약혼을 망치고,남자의 야망을 방해한 뒤 평화롭게 살아가 보자고 결심했는데.대체 어쩌다 이렇게 엉키게 된 것일까?하지만 그녀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이어서 말했다.“또 사라지면, 그땐 정말 도망가지도 못하게 붙들어 놓을 테니 각오하는 게 좋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