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진
유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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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딸은 새아빠가 필요해

드디어 쓰레기 아빠에게서 엄마를 구해 내려 한 날, 사고를 당해 소설에 빙의했다. ‘여기 내가 읽은 소설 속이잖아.’ <그대를 사랑하는 게 죄가 된다면> 불륜 남녀가 주인공인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디아야, 내 딸……!” “……엄마.” 나는 남자 주인공의 적법한 아내이자 악녀로 취급당해 죽는 여자의 딸로 다시 태어났다. 그녀에게서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인 나는 죽기 전 진짜 엄마에게 마지막에 하지 못한 말을 내뱉었다. “아빠랑 이혼해, 엄마.” “…….” *** 악마와 계약하고, 남주의 저택을 떠나 엄마의 친정인 윈스턴 공작가의 보호를 받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원작을 거스를 힘이 부족했다. 그에 나는 호구… 아니,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줄 새아빠를 물색했다. 바로 폭군이 될 미래의 황제. 원작에서 그는 엄마가 악녀로 처형당한 뒤 전장에서 돌아와 미쳐 날뛰는 훌륭한 폭군이 된다. 자고로 적의 적은 훌륭한 아군이 아닌가. 그런데 이 미래의 폭군, 아무래도 좀 수상하다. 아까부터 계속 나에게 과할 정도로 친절하게 구는 미래의 폭군을 지그시 쳐다보다가 물었다. “황태자 전하, 우리 엄마 좋아하죠?” “쿨럭, 쿨럭쿨럭…….” “…….” 딱 걸렸다, 요놈. *** “황녀님만의 검이 되겠습니다.” “…….” 마치 짐승과도 같은 노란 눈을 가진 소년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제 모든 준비는 마쳤다. 더 이상 원작 따윈 무섭지 않았다. 나는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이곳에서 엄마와 행복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