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하지만 살 순 없는 것. 그 무엇도 쉽사리 죽음을 선택하긴 어려울 것이다. 죽어가는 것들을 죽이는 정민. 늘 정민은 혼자서 죽어가는 것들을 죽이거나 ‘노루’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노루’는 요새 10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스마트폰 게임이다. 정민은 게임‘노루’속 ‘죽음인도자’인 자신에게 취해있다. “허락 없이 ‘나’란 행성을 ‘너’로 점점 물들이는 형형색색의 이방인.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참 많다. 난 혼자여도 괜찮은데. 혼자여도 잘 지내왔는데. 너는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타인과 나누는 시시콜콜한 대화가 얼마나 재밌는지, 내가 쓰는 글을 나 스스로 사랑하게 하는 방법, 다른 누군가에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 나에게 세상을 알려준 알록달록 예쁜 색의 이방인아. 나는 점차 너에게 스며들고 있다.” 혼자서 세상을 어두운 시각으로 바라보던 그녀의 삶에, 여러 아이들이 나타난다. 우정과 사랑, 그 사이 어딘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