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호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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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적과 결혼하겠습니다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당해 죽었는데, 결혼 전날로 돌아왔다. 결혼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하루. 그 안에 전 남편과 파혼하기 위해 내가 택한 방법은…. “저와 결혼해 주세요. 카이우스 대공 전하.” “…영애.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남편의 가장 큰 적이었던 카이우스 대공에게 청혼하는 것. “이유가 뭐지?” “카이우스 대공 전하를 좋아하고 있어요. 사실 오랫동안 계속 마음에 담아왔어요.” 나는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최대한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 * * 내가 카이우스를 선택한 것은 오로지 필요에 의해서였다. 나를 배신하고 죽인 테시우스에게 복수하고, 그가 황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런데 이 남자는, 자꾸만 내게 이상한 생각을 하게 했다. “그대가 내게 결혼을 청하면서 그랬지. 나를 오랫동안 마음에 담았다고.” 잠시 나를 내려다보던 그는 허리를 숙여 나와 눈높이를 맞췄다. “대체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우린 약혼한 사이니….” 그리고 이내 뜨거운 숨결과 함께 속살거리는 목소리가 귓가로 흘러들었다. “서로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 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