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문경
평균평점
첫사랑의 정점

첫사랑이었다.모든 게 불타 사라질 때까지. 그게 무엇이든."넌 별채 쪽엔 발걸음도 하지 마라. 눈길도 거두고."그때,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사람을 잡아먹을 팔자를 가지고 태어난 여자, 교영.그런 그녀로 인해 죽는다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남자, 완.속절없이 빠져든 둘의 마지막이 되어버린 불타던 밤.그리고 10년 후, 야래향 아래에서 다시 재회한다.시작하지도 못하고 타버린 마음은 아직도 재가 되지 않았나 봐.역시 첫사랑으로 끝날 게 아니었다. 끝이 코앞인데. “왜 난 널 잃어야 했어?”“잊지 말아요. 잃은 게 아니라, 내가 버린 거예요.” 불행만큼은 불에 타지 않았다.아직, 사랑도 그대로였다. “나랑 놀자, 그때처럼.” 다시 여름, 우리의 사랑은 목표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러니 우린 이제 시작이야.

연인 납치

“도와주세요, 제발.” 눈앞에서 차 한 대가 빠르게 정차했다. 헤드라이트가 환하게 비추다가 점멸했다. 깜빡. 깜빡. 상실된 기억이 돌아올 준비를 하듯이. “죄송합니다만, 제가 기억이 잘 안 나서요.” “……제가 압니다.” 죽은 줄 알았던 그의 첫사랑, 차인. 잃어버린 기억 속 그녀의 연인, 준경. 그들은 억겁의 시간을 견뎌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그저 찰나에 불과할 뿐. 그 속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단 하나, 오직 영원한 사랑이다. 내 손을 잡아. 기꺼이 납치해 줄 테니. 나의 시작. 나의 끝. 나의…… 것.